일화, 「프로왕」유공잡아 "파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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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신혼여행까지 미루며 팀우승에 기여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였던 해결사 김준현이 유공을 웃기고 울렸다.
지난18일 결혼식을 올리고도 경기에 출전한 김준현은 23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제44회 전국축구선수권대회 일화와의 준준결승에서 후반에 임고석 대신 교체투입, 8분만에 22m짜리 통렬한 선제골을 터뜨려 경기가 풀리지 않던 유공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연세대 시절부터 통쾌한 중거리 슛이 일품이였던 김준현의 이날 골은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월드컵최종예선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황보관이 터뜨린 미사일 슛을 연상케하는 멋진 골이었다.
김은 올프로리그에서도 팀이 어려울 때마다 교체선수로 자주 출장, 결정적인 골을 터뜨림으로써 유공 우승에 큰 몫을 해내며「해결사」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김은 승부차기에 들어가 13번째 맨 마지막 키커로 두번째 등장, 골포스트를 벗어나는 어이없는 실축을 범해 유공이 일화에 8-7로 지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일화는 유공에 선제골을 허용한 후 후반23분쯤 수비인 안익수가 전반에 이어 또다시 유공의 선수를 걷어차 두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당함으로써 10명이 싸워야하는 불리를 감수해야했으나 유공의 어이없는 실수로 동점골을 얻는 행운을 누렸다.
후반 24분쯤 일화는 준족의 고정운이 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밀어주자 유공수비수가 GK에게 준다는 것이 손발이 맞지 않아 옆으로 흐르자 달려들던 김이주가 잽싸게 가로채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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