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 경제 교류 전망 밝다"|소 쉬로코프의 「한소 경제 관계」|연대 동서 문제 연구소 「동북아 평화와 협력」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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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연세대 동서 문제 연구원 (소장 김달중 교수) 은 22, 23일 이틀동안 호텔 신라에서 「동북 아시아의 평화와 협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에 발표될 12편의 논문 가운데 소련의 쉬로코프 박사의 「한소 경제 관계」및 미국 패리스 창 교수의 「등소평 시대 중국외교」등 2편의 논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편집자주>
◇아태 지역에서의 경제 협력에 대한 소련 정책과 한-소간 상호 협조의 전망 (그레리이 쉬로코프 소련 과학 아카데미 동양학 연구소 부소장)=소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수준은 미미한 실정이다.
80년대 중반 이후 이 지역 국가들이 소련의 무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출은 8%, 수입은 9%정도였다.
구체적으로 일본과의 관계는 지난 10년 동안 침체를 면치 못해 왔다. 이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으로 앞으로 고무적인 신호가 있기는 하겠지만 양국의 경제 협력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소련과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소련의 수출량에서 이들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불과했다.
이 같은 실정은 시각을 달리해서 보면 소련과 아세안 국가들간의 경제 관계가 많은 잠재력을 가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련 무역 기구의 경직성, 일부 아세안 국가들의 대소 소극적 자세 등은 심각한 장애로 지적된다.
한편 소련의 신흥 공업국(NICS) 들과의 경제 관계는 발전될 소지가 많다고 본다.
현재 소련은 개발 적자의 부담으로 부존 자원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반면 NICS국가들은 점증하는 보호주의 물결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양측간에는 경제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소지가 커지고 있다고 하겠다.
소련 시장은 광대하며 코메콘 규약에 따라 동구에서의 기업 활동에도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으며 투자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또 소련은 미일보다 특허권을 더 많이 갖고 있는 등 매력을 갖고있다.
요는 한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들과 소련의 경제 관계를 확대시킬 수 있는 전망이 잠재적으로 밝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관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첫째, 소련의 개혁 정책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격 구조 개혁은 아직도 논의가 진행 중이고, 대외 무역 기구의 관료주의적 성격은 여전히 청산되지 않고 있다.
둘째, 한국이 90년1월부터 COCOM규정의 모든 조항을 받아들이기로 한 점이다.
이에 반해 서구국가들은 COCOM규정을 교역 단체들에는 적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앞으로 이들 국가가 한국보다 더 큰 경쟁력을 보유하리라고 본다..
셋째, 한국 기업인들의 소련 실정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한국 기업인들은 흔히 소련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대규모 사업에만 흥미를 보인다. 그러나 경제 개혁은 민간 기업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데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을 한국 기업인들이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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