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자 카불 공항엔 탈출을 노리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대혼란이 벌어졌다.
CNN·BBC 등 외신에 따르면 16일 카불 시내는 도시를 빠져나가는 차량 행렬로 도로 곳곳이 꽉 막힌 상태로 변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카불이 함락되자 카불 시민들은 크게 동요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민들이 돈을 찾아 국외로 탈출하기 위해 은행과 공항으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막사 테크놀로지와 플래닛 랩 등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몰려든 인파로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공항 내 활주로에도 수많은 사람이 아프간을 떠나기 위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몰려있었다.
민항기 운영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수천명이 공항으로 몰려와 비행기를 태워달라며 활주로를 장악했다. 공항 운영 자체가 마비되자 미군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총을 하늘로 발사하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앞서 트위터 등 SNS에는 출발한 비행기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매달리거나 이륙한 비행기에서 시민들이 추락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미군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이 여러명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최소 5구의 시신을 보았다고 전했지만 사인이 총격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압사에 의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