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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승' 이강철 감독, 늦깎이 사령탑의 쾌속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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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감독이 통산 200승을 거뒀다. [IS포토]

이강철 감독이 통산 200승을 거뒀다. [IS포토]

시작은 늦었지만,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명장 반열에 다가서고 있다. 이강철(55) KT 감독 얘기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5일 수원 삼성전에서 6-4로 승리하며 감독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역대 31호. KT 감독으로는 최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152승(역대 3위)을 거둔 한국 야구 레전드 투수다. 이강철 감독은 선동열·김시진 전 감독에 이어 KBO리그에서 선수로 100승, 감독으로 200승 이상 거둔 역대 세 번째 야구인이 됐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018년 11월, 52세의 나이에 KT 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감독직에 오르지 못한 채 40대가 지나갔지만, 묵묵히 내공을 쌓았다. 전문 분야(투수 파트) 메인 코치, 수석 코치, 2군 감독을 두루 역임하며 감독이 되는 정석 코스를 밟았다.

긴 기다림 끝에 기회를 얻은 이강철 감독은 KT 부임 첫 시즌(2019) '만년 꼴찌'였던 KT의 승률을 0.500(71승 2무 72패)까지 끌어올렸다.

이 감독도 처음에는 당장의 승리를 추구했다. 그러나 승패 마진이 마이너스 15까지 벌어진 뒤 현실을 직시하고, 내실 강화에 돌입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주전급 선수를 만들고, 명확한 임무와 보직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점부터 KT는 젊은 투수들이 급성장했고, 마운드 전력이 강화됐다. '지키는 야구'가 되면서 승수가 쌓였다.

2020시즌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개막 30경기에서 승률 0.367에 그치며 하위권에 처져 있을 때, 셋업맨들의 3연투를 감수하는 강수를 뒀다.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감독이 드러낸 승리 의지가 선수단에도 전달됐고, 집중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KT는 이 시기를 버텨낸 덕분에 시즌 중반 이후 치고 올라갔고, 정규시즌 2위(82승 1무 62패)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KT는 올 시즌 더 강해졌다. 지난 6월 12일 수원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창단 처음으로 리그 1위(50경기 이상 기준)에 올라섰다. 16일 현재 48승 33패로 리그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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