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철 “엄청난 안보위기” 협박…무력시위 나서나

중앙일보

입력 2021.08.12 00:02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에 이어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11일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문제 삼으며 대남 위협에 가세했다.

“남한 잘못된 선택” 한·미훈련 비난
김정은, 1월 다탄두미사일 등 거론
최근 김여정 “선제타격 강화할 것”
전문가 “신형무기 발사 실험 가능성”

김 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은 1월 8차 당대회

김정은 1월 8차 당대회

그는 지난 1일 김여정 부부장 명의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한 담화가 ‘당 중앙위원회 위임’에 따른 것이었다며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이날 향후 조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전날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을 통한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았는데 이날도 무응답이었다. 하지만 단초는 지난 10일 김 부부장의 담화에 있다. 그는 “그 어떤 군사적 행동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국가방위력과 강력한 선제타격 능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올 1월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 주목하고 있다.

김여정 8월 10일 담화

김여정 8월 10일 담화

당시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 신형탄도로켓에 적용할 극초음속활공비행 전투부 등 탄두 개발, 중형잠수함 무장현대화, 새로운 핵잠수함, 각종 전자무기들, 무인타격장비, 정찰탐지수단, 군사정찰위성 설계 완성 등을 거론했다. 이를 군사적으로 적용하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 무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추진 잠수함, 공격용 드론, 군사위성 등이 될 수 있는데 북한이 향후 이런 무기체계의 개발을 위한 시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 부장은 또 이날 담화에서 ‘시시각각’ ‘중단없이’라는 표현을 써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도발을 예고했다. 2018년 북한이 선제적으로 중단했던 각종 전략무기 체계 시험에 나설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여러 차례 담화를 통해 도발 명분을 쌓았다”며 “다양한 군사적 행동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신형 무기의 발사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 부부장이 지난 3월 한미 연합훈련 당시 담화를 통해 경고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파기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폐지 등의 조치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

김영철 8월 11일 담화

김영철 8월 11일 담화

반면 일각에선 대북 제재, 코로나19, 식량난, 수해로 4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이 당장 ICBM이나 SL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무력 도발엔 나서기 보다는 한미 연합훈련 대응 성격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도발은 북한으로서도 부담이란 점에서다. 실제 북한은 2019년 8월 한미 연합훈련 당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상으로 발사한 적이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김 부장의 담화 직후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으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사자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