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신 펑크에…정은경 18세 이상 AZ 접종 카드 꺼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 관련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계획 관련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합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50세 미만 젊은 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질병청장이 9일 “일시적인 모더나 백신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데, AZ 백신의 접종 연령을 낮춰서 (AZ)잔여 물량을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다.

혈전증 우려 50세 미만 접종 제한 #정 “AZ는 18세 이상이 허가 범위” #mRNA 6주 간격 접종 효능 논란 #CDC 3주 원칙, WHO는 최대 12주

정 청장은 “AZ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이라 백신 수급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 (50세 이상 접종 권고)상황들이 변동 가능하면 접종 연령 등은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 심의위를 거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라고 말했다. AZ 백신은 얀센 백신과 함께 희귀 혈전증 발생 가능성 때문에 50세 이상에게만 접종되고 있는데,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선호 순위에서 밀려 물량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접종 주기가 6주로 일괄 연장된 데 대해서도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나 과학적인 근거는 부족한 상태다. 2차 접종이 늦어지는 만큼 델타 변이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커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은 이미 지난달 23일 화이자 백신의 접종 주기를 3주에서 4주로 한 차례 늘렸다.

관련기사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센터장은 “원래 투여돼야 하는 간격보다 늘려서 한다고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며 “좁혀서 하면 예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데, 늘려 하는 건 대개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어떤 백신이든 간격이 너무 짧을 때는 무효로 치고 재접종하지만 주기가 늘었을 때는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며 “최소 접종 간격이 그래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주 간격으로 임상시험을 해서 안전성이나 효과가 같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게 없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원칙을 지키라고 한다. 용법과 용량대로 해야 효과를 보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독일은 화이자 3~6주, 모더나 4~6주로, 영국은 화이자·모더나 8주, 캐나다는 화이자·모더나 최대 16주로 접종할 수 있게 규정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위험군 접종률이 낮고 백신 수급 상황이 어려운 경우 화이자·모더나를 최대 12주 간격으로 접종하도록 했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효과에서 문제가 없을 수 있어도 근본적으로 수급 문제 때문에 당국이 편의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면 방역 전반에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석 전 1차 3600만 명 접종 완료 목표에만 매달려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1차 접종을 높이려고 또다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으로, 모더나 백신이 없는 판에 끌어다 쓴다는 것”이라며 “6주 뒤에 맞힐 모더나 백신이 없으면 교차 접종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