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명암 엇갈린 각 구단 수입명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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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프로야구단의 행복은 성적순인가?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일약 3위로 뛰어오른 태평양구단은 입장 수입에서도 88년에 비해 4억4천여 만원의 수입증가를 기록, 7개 구단 중 최고의 증가율을 보여 성적은 행복(돈벌이)과 직결됨을 증명했다.
지난해 7위를 마크하며 입장수입에서도 7개 구단 중 꼴찌인 3억2천여 만원의 수입에 불과했던 태평양은 박정현(박정현) 최창호(최창호) 정명원(정명원) 등 신인트리오가 맹위를 떨치면서 팀 순위가 상위권으로 치솟자 입장수입도 덩달아 2배 이상 뛰어올라 총7억6천여 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태평양은 특히 승리에 목마르던 인천 팬들에게 해갈의 기쁨을 만끽시켜 홈에서만 34승2무24패를 기록, 원정경기수입의 2·5배인 5억4천여 만원의 입장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태평양은 모처럼 맞은 성수기에 수용능력 1만2천명에 불과한 협소한 운동장 사정으로 더 많은 수입 (관중)을 눈앞에서 되돌려보내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롯데는 최고의 시설, 최고 수준의 관중, 최대열기의 호조건 속에서도 팀 성적이 최하위로 곤두박질친 탓에 전년대비 5천7백여 만원의 수입감소를 마크, 프로의 행복은 성적순임을 반증하고 있다.
열화 같은 홈 팬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홈에서 30승3무27패를 기록한 롯데는 홈 구장 수입에서만 1억3천여 만원(88년 대비)이 줄어 좋은 시설과 고급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 한 셈이 됐다.
서울의 라이벌인 MBC와 OB는 시원찮은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4억2천여 만원과 3억2천여 만원의 수입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막판까지 롯데와 꼴찌경쟁을 벌였던 MBC는 총9억6천8백여 만원의 수입을 올리며 7개 구단 중 1위를 마크했는데 이 기현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상대팀 관중들의 열성과 전반적인 프로야구의 인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유력하다.
85년부터 서울로 본거지를 옮긴 OB는 MBC와 치열한 인기경쟁을 벌이고있으나 입장수입 면에서 아직 뒤져(9억3천여 만원)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해태가 가는 곳에 관중이 몰린다」는 자부심을 과시하고 있는 해태는 올 시즌부터 원정 경기수입이 3대7 비율로 줄어들어 남의 집 장사만 시켜준데다 열악한 홈구장 시설로 8억2천여 만원의 수입에 그쳐 4위를 기록했다. 홈에서나 원정에서나 4억1천여 만원의 비슷한 수입. 「행복=성적순」의 등식을 완전히 깬 케이스는 빙그레 이글스.
태평양 돌핀스에 가려 뛰어난 성적이 빛을 잃기도 했던 1위 팀 .빙그레는 시즌 내내 대전관중의 성원을 호소했으나 입장수입은 최하위인 6억1천여 만원을 기록, 미국·일본에서도 볼 수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창출해냈다.
어쨌든 한국프로야구는 89년 총56억3천여 만원의 수입을 올려 전년대비 l7억8천여 만원의 수입증가를 이룩했으며 TV중계수입(11억5천 만원)까지 합쳐 모두 72억원 수입을 올려 구단평균 1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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