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앞으로 한달|상향 지원 유혹을 떨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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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90학년도 전기대 대입 학력 고사 (12월15일)는 한달, 원서 접수 (오는 21∼24일)는 일주일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전국의 87만 수험생, 학부모, 일선 학교 교사, 학원 관계자들은 초긴장 상태다. 수험생은 이제 장래 희망과 적성, 학교 성적 등을 고려해 지원 학과와 대학을 결정하고 학력을 마무리 점검할 때다.
마지막 30일을 남겨둔 수험생은 우선 자신의 위치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 차분히 막바지 임시 작전을 세워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수험생은 우선 입시 전날까지 각 과목의 교과서를 충분히 복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는 고득점 재수생이 입시판도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서울 소재 대학 집중 현상이 줄어들고 안전 하향지원 경향이 뚜렷해 무엇보다도 신중한 지원이 요구된다.

<지원 판도>
90학년도 대학 입시 판도의 특징은 8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재학생과 재수생의 대결이라는게 일선 고교 교사와 입시 학원 관계자의 분석이다.
전국 87만1천6백7명의 수험생 (대입 체력 검사 수검자) 가운데 재수생은 27만6천9백84명(31%)으로 지난해보다 1만4천2백97명 늘어났다. 문제는 재수생들의 성적이다.
89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자 가운데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43·4%, 연대는 44·8%에 달했다.
특히 중앙교육평가원이 밝힌 것처럼 이번 학력 고사에는 종합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돼 난이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1년간 고교 과정을 다시 학습한 재수생들이 재학생들보다 유리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임시에서 재수생 강세 현상으로 고득점자가 늘어나고 이에따라 상위권대학의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높아진다는 것이 입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예상 경쟁>
90학년도 입시에서 각 대학의 커트라인은 중상위권의 경우 지난해보다 올라가고 중위권 미만은 낮아질 전망이다.
또 고득점 재수생은 서울대·고대·연대 등 상위권 대학으로 몰리고 상대적으로 학력이 저조한 재학생은 안전 하향 지원이 예상된다는 것이 일선 임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서울대·고대·연대는 지난해 2·82, 2·72, 3·25대 1보다 경쟁률이 높아질 것 같다.
이대·숙대 등 여자 대학도 안전을 노리는 상위권 여학생들이 몰려 합격선이 높아지고 경쟁률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의 서울 소재 대학 집중 현상이 대체로 둔화되고 각 지역 수험생들의 그 지역 소재 대학에 지원하는 비율이 높아져 중위권 지방 대학 및 지방 캠퍼스의 합격선도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27개 전기대 (2개 분할대·지방 캠퍼스·교대 포함)의 90학년도 입학 정원은 5만3천5백70명으로 89학년도보다 1천6백90명 줄어들었다.
이 숫자 가운데에는 1만여명이 넘는 지방 캠퍼스 전기 정원까지 포함돼 있으므로 순수한 서울 지역 모집 인원은 4만여명을 약간 넘게 된다.
89학년도의 경우 전기대 지원자의 43·6%인 26만여명이 서울 소재 대학에 지원, 4·7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90학년도 지원자는 27만명을 넘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 소재 전기대의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치열해져 5대 1을 넘고 특히 중위권 대학의 경쟁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지원 대책>
수험생은 자신의 성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서 적성에 맞는 합격권내의 대학과 학과에 소신 지원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일선 진학 지도 교사들은 선 지원을 할 때는 대학을 선정하고 점수에 맞는 학과를 고를 것이 아니라 적성에 맞고 장래 사회 변화 추세를 감안해 학과를 선정한뒤 대학을 선택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들은 또 학과를 결정한뒤 시험때까지 25일 정도의 공부 기간이 있기 때문에 상향 추세를 보이는 수험생들은 소신 지원을 해도 되지만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의 수험생은 당초 목표보다 조금 낮게 지원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배명고 정효근 교사는 『학과는 생각지 않고 대학만 중시해 입학했다가 적응치 못하는 수험생이 많다』면서 『평소의 성적을 고려, 상향 지원을 경계하면서 자신의 희망과 부모의 의견을 참작해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은 상향 지원의 유혹을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재수생은 심리적으로 안정 지원을 노리게 되므로 상대적으로 성적이 나쁜 재학생들이 상향 지원 할 경우 그만큼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지방 대학 및 지방 캠퍼스에도 눈을 돌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울 지역 전기대 정원은 전체의 37% 정도 밖에 안되는데도 전국의 우수 학생들이 모두 몰린다는 점을 인식, 탈 서울 작전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는 얘기다. <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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