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8㎞' 고우석의 다짐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반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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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지난 17일 고척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고우석이 지난 17일 고척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반드시…."

한국 야구 대표팀의 핵심 불펜 고우석(24·LG)의 2020 도쿄올림픽 출사표다. 역할은 바뀌어도 각오는 같다. 소속팀에서처럼 이닝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반드시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오겠다는 각오다.

고우석은 '베이징 키즈'였다. 그는 최종 엔트리 발표 전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래서 도쿄올림픽 출전이 내게는 간절하다"라고 했다.

빠른 공과 안정감을 바탕으로 대표팀에 뽑혔다. 올 시즌 고우석의 직구 최고 시속은 6월 2일 잠실 KT전에서 기록한 157.8㎞다. 고우석은 직구를 앞세워 이닝당 탈삼진 1.00개(29이닝 29개)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19,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1.07로 낮다. 1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LG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류지현 LG 감독은 전반기를 2위로 마친 원동력의 한 가지로 마무리 고우석의 활약을 손꼽았다.

김경문 감독은 고우석을 박빙의 상황에서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대표팀에는 고우석 외에도 오승환(삼성)과 조상우(키움)까지 마무리 투수가 3명이나 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이번 대표팀 마무리로 생각하고 있다"며 "고우석과 조상우는 상대 팀과 타순에 맞춰 앞으로 당겨 미리 투입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고우석과 조상우를 사전 투입해 실점 가능성을 차단하고, 분위기를 갖고 간다는 의미다. 고우석은 "경기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고 싶지만, (보직에 관계없이) 몇 회에 나가든 내가 맡은 이닝의 마지막 아웃 카운트는 반드시 책임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불펜의 활약은 더욱 중요하다. 총 11명의 투수 중 주축 국제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선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반면 불펜 투수는 오승환과 차우찬(LG), 조상우, 그리고 고우석까지 네 명 모두 대표팀에 다녀온 적 있다. 고우석은 2019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세 차례 등판했다.

고우석이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훈련 도중 오승환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고우석이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 훈련 도중 오승환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전반기의 상승세를 대표팀에서도 계속 이어가고픈 고우석은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는 만큼 동시에 무게감도 있다"며 "더 착실히, 확실히 준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이번 대표팀을 통해 얻고 싶은 점도 있다. 그는 "올해 리그에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가 많다. 비결이 궁금했다. 원태인(삼성)에게 물어보려 한다.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오고 싶다"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직구(45%)에 이어 체인지업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30%에 이를 만큼 주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고우석은 60%를 넘는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 던진다. 체인지업까지 장착하면 무기가 더 늘어난다.

고우석은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며 "다 같이 힘을 모아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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