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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폭증' 英, 입원은 작년 1월의 10% 밑돌아…코로나와 공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과 이탈리아의 유로2020 결승전을 응원 나온 축구팬의 모습. 영국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19일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과 이탈리아의 유로2020 결승전을 응원 나온 축구팬의 모습. 영국은 델타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19일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반 독감처럼 다루는 날은 언제쯤 올까.

감염·치명률 낮추는 백신이 열쇠 #독감처럼 방역조치로 관리 목표 #전문가들 "위험하고 시기상조"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와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를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신이 충분히 보급된다면 코로나19와 공존하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 국가의 판단이라면서다.

WSJ에 따르면 이들 국가들은 매년 미국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내면서도 경제 봉쇄와 같은 피해를 주지 않는 독감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심각한 위협을 걱정하지 않고 방역 조치로 컨트롤이 가능하길 기대하고 있다.

열쇠는 백신이 쥐고 있다.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사망률이 높지만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률은 물론 중증도와 치명률까지 크게 낮출 수 있다.

델타 변이 확산에도 영국이 전면적인 봉쇄 완화를 검토하는 것도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영국은 신규확진자가 인구 10만명당 298명으로 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입원환자는 2700여 명으로 지난해 1월 기록(약 4만 명)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영국은 오는 19일부터 실내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 권고 등을 제외하고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할 방침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 지침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는 방역과 관련해 의무사항이 아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부분의 결정은 주(州) 정부가 맡고 있다. 그 결과 방역 정책은 지역·도시별로 제각각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캘리포니아는 미접종자의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엔 음성(negative) 증명서 등을 요구한다. 반면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미시시피에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미국 대부분의 주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코로나19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모든 학교의 가을학기 정상 개학을 권고하며 아이들의 삶을 일상으로 회복시키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당국 차원에서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병)'이 아닌, '엔데믹(풍토병)'으로 관리한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접촉자 추적과 격리 규모를 축소하고 공식 통계는 일일 신규 확진자보다 집중치료 환자 수와 산소 삽관 치료 환자 등으로 초점을 옮겨갈 예정이다.

반면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방역 대책을 유지하는 국가도 있다. 성인 80% 이상을 포함해 인구의 62% 이상이 접종을 완료한 이스라엘은 6월 초 코로나19와 관련한 모든 규제를 완화했지만,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도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방역 조치 완화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 12개국 보건 관련 학자 120명은 최근 영국의 방역 규제 해제 움직임과 관련해 의학 저널 랜싯에 "위험하고 시기상조"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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