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어린이집 오늘부터 휴원, 맞벌이 “당장 애들 어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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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일요법회가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수도권 내 각종 종교집회가 다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됐다. [뉴스1]

휴일인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일요법회가 화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수도권 내 각종 종교집회가 다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됐다. [뉴스1]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12일 격상하는 데 따른 불편 호소가 쏟아진다.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어린이집과 학교, 돌봄 기능을 수행하는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급히 아이를 맡길 곳을 찾아 나섰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될 것을 기대하고 결혼식을 준비하던 예비부부는 한숨을 내쉬었다.

갑작스러운 방역강화에 돌봄 비상 #예비부부들은 “결혼식만 기준 엄격 #식 대신 결혼콘서트 열어야 하나” #거리두기 세부조항 보완론 나와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1일 직장인 이모(33·경기도 고양시)씨는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씨의 4세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12일부터 휴원한다. 9일 이를 통보받은 이씨는 시부모에게 급히 도움을 청했다. 이씨는 “정부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하니까 믿었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맞벌이 직장인 정모(40·경기도 고양시)씨는 친정 부모를 찾았다. 5, 9세 자녀 둘을 키우는 정씨는 “둘은 보기 힘들다고 하시는데 다른 방도가 없었다. 하나는 긴급돌봄을 보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는 12~25일 수도권 내 어린이집 1만7000여 곳에 휴원 조처가 내려진다. 돌봄 공백은 눈앞의 현실이다. 새 거리두기 체계에서 2~3단계에는 어린이집이 정상 운영되며 지방자치단체장 결정에 따라 휴원할 수 있다. 4단계에는 아예 중앙부처 차원에서 휴원 명령을 내린다.

초·중·고교 학부모도 속이 탄다. 수도권 학교는 등교수업을 중단한다. 경기·인천은 12일부터, 서울은 14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돌봄교실은 오후 7시까지 교실당 10명 내외로 한다. 저학년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는 다급하다. 한 온라인 맘카페에는 “긴급돌봄을 보내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 이참에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수도권의 상당수 학원도 문을 닫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한다. 초등 돌봄 공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아예 여름방학을 앞당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맘카페에 “16일이 방학식이다. 일주일 원격수업할 바엔 방학을 앞당기자”고 썼다. 조기 방학은 학교가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 다만 방학을 앞당기면 개학도 앞당기거나 겨울방학을 줄여야 하는 등 나중에 부담이 된다.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새 거리두기 4단계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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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 기준 결혼식 취소 시 위약금 1000만원, 웨딩홀 최소 보증 인원 축소 불가. 49인 미만이 와도 200명분의 식대를 지불해야 하는 결혼식.’ 한 시민이 서울특별시 ‘시민제안’ 게시판에 올린 글의 일부다. 작성자는 “웨딩홀에 전화하니, 최소 보증 인원 축소는 불가능하고, 올해 안에 일정 조율이 된다고 한다. 조율 가능한 날짜를 물으니 대체 공휴일과 크리스마스 등 총 3일이다. (그날) 누가 참석할 수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많은 예비부부는 특히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의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공연·전시 등과 달리 결혼식에만 기준이 박하다”는 주장이다.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결혼식 대신 콘서트를 열면 되는 거냐”는 말도 돈다. 새 거리두기 지침에 따르면 결혼식은 8촌 이내 친족까지 49명만 참석할 수 있다. 콘서트 등 공연장에는 500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결혼식 새로운 거리두기 세부조항 보완이 필요하다’ 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결혼식 거리두기 수정 요청을 봐왔고 청원 동의를 했지만, 결국 단계별 인원 제한만 있고 세부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가 세부 지침과 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콘서트를 허용한 건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게 하고, 함성·떼창 등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결혼식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큰 차이가 있다. 식사를 안 하는 조건으로 99명까지 허가하고, 예식장이 식대에서 손해 보는 부분에 대해 일부 추가 지불하는 식으로 조율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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