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용진, 팩트로 공격해라", 박용진 "김 빠진 사이다"…격론 오간 민주당 3차 TV토론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8명의 3번째 예비경선 TV토론회는 1등 이재명 경기지사와 반(反)이재명 연대의 공방이 반복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기호순)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합동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기호순)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앞서 두 번의 TV토론회에서 집중포화를 받은 이재명 지사는 6일 TV토론에선 선공에 나섰다. 이 지사는 주도권토론 차례에서 박용진 의원을 지목해 “상대를 공격하려면 팩트에 의해서 해야 한다”며 “상대의 주장을 왜곡한 다음에 이를 공격하는 것은 자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 2차 TV토론에서 이 지사가 “예산 조정으로 기본소득의 초기 재원인 26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이 “그러면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얘기냐”고 반박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었다. 이 지사는 TV토론이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이런 건 흑백논리, 극단적 대결논리”라며 “저를 말바꾸기 정치인으로 억지스럽게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론을 꺼냈다. 이 지사는 “정치인은 국민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공천하지 않기로 했던 약속을 바꿔서 공천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대표로서, 선대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 했지만 결과가 참담했던 것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지사의 주도권토론이 끝나자 7명의 후보는 이 지사에게 역공을 쏟아냈다.

지난 두 번의 토론에서 이 지사를 두둔해 ‘추-명 연대’란 말이 나왔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이날은 이 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에 이 지사를 지목해 “바지를 내리겠다는 표현이 놀랍기도, 엉뚱하기도, 부적절하기도 했다”며 “사과를 하는 게 어떻느냐”고 물었다. 이는 5일 토론에서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추궁에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이 지사는 6일 “하도 답답해서 그랬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잔뜩 드리고, 자신 있다고 해놓고 대표 공약이 아니라고 하냐”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말 바꾸기’ 논란에 추 전 장관도 가세한 것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제1 정책은 성장이고 기본소득도 핵심 정책이 맞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부터)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부터)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이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던 분이 요즘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 빠진 사이다가 된 것 같다”며 “이 지사가 몸 사리다가 이대로 주저앉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 지사에게 “월 4만원 정도 주는 기본소득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소득으로 지지율 1위가 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발표한 적 없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생각은 후보들의 입장이 갈렸다.

‘조국 사태가 재·보궐 선거의 패인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나’라고 묻는 질문에 정세균·양승조·박용진 후보는 O 팻말을 들었고, 이재명·이낙연·추미애·김두관·최문순 후보는 X 표시를 했다. 양 지사는 “조국 사태가 패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조 전 장관의 배우자와 자녀 문제에 우리 당이 아주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180석을 줬는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지층의 불만이 패인”이라고 주장했다.

5차 재난지원금을 가구소득 하위 80%에게 선별지급 하는 것에 대해선 양승조·박용진·이낙연·최문순·정세균 후보가 동의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정간 합의가 끝난 사항”이라며 “더 가난한 이들에게 줄 것을 줄여서 부자에게 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부자들도 낸 세금에서 지원되는 돈인데 배제되면 섭섭하게 생각하고 갈등의 원인이 된다”며 “전원 지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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