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8명의 3번째 예비경선 TV토론회는 1등 이재명 경기지사와 반(反)이재명 연대의 공방이 반복됐다.
앞서 두 번의 TV토론회에서 집중포화를 받은 이재명 지사는 6일 TV토론에선 선공에 나섰다. 이 지사는 주도권토론 차례에서 박용진 의원을 지목해 “상대를 공격하려면 팩트에 의해서 해야 한다”며 “상대의 주장을 왜곡한 다음에 이를 공격하는 것은 자중해 달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 2차 TV토론에서 이 지사가 “예산 조정으로 기본소득의 초기 재원인 26조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이 “그러면 문재인 정부가 연 25조씩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얘기냐”고 반박한 것에 대한 재반박이었다. 이 지사는 TV토론이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이런 건 흑백논리, 극단적 대결논리”라며 “저를 말바꾸기 정치인으로 억지스럽게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지사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아킬레스건인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론을 꺼냈다. 이 지사는 “정치인은 국민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공천하지 않기로 했던 약속을 바꿔서 공천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대표로서, 선대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 했지만 결과가 참담했던 것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지사의 주도권토론이 끝나자 7명의 후보는 이 지사에게 역공을 쏟아냈다.
지난 두 번의 토론에서 이 지사를 두둔해 ‘추-명 연대’란 말이 나왔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이날은 이 지사에게 날을 세웠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차례에 이 지사를 지목해 “바지를 내리겠다는 표현이 놀랍기도, 엉뚱하기도, 부적절하기도 했다”며 “사과를 하는 게 어떻느냐”고 물었다. 이는 5일 토론에서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추궁에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한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이 지사는 6일 “하도 답답해서 그랬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이어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잔뜩 드리고, 자신 있다고 해놓고 대표 공약이 아니라고 하냐”고 지적했다. 이 지사의 ‘말 바꾸기’ 논란에 추 전 장관도 가세한 것이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제1 정책은 성장이고 기본소득도 핵심 정책이 맞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던 분이 요즘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 빠진 사이다가 된 것 같다”며 “이 지사가 몸 사리다가 이대로 주저앉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 지사에게 “월 4만원 정도 주는 기본소득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소득으로 지지율 1위가 된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발표한 적 없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생각은 후보들의 입장이 갈렸다.
‘조국 사태가 재·보궐 선거의 패인이라는 평가에 동의하나’라고 묻는 질문에 정세균·양승조·박용진 후보는 O 팻말을 들었고, 이재명·이낙연·추미애·김두관·최문순 후보는 X 표시를 했다. 양 지사는 “조국 사태가 패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조 전 장관의 배우자와 자녀 문제에 우리 당이 아주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180석을 줬는데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지층의 불만이 패인”이라고 주장했다.
5차 재난지원금을 가구소득 하위 80%에게 선별지급 하는 것에 대해선 양승조·박용진·이낙연·최문순·정세균 후보가 동의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당정간 합의가 끝난 사항”이라며 “더 가난한 이들에게 줄 것을 줄여서 부자에게 주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부자들도 낸 세금에서 지원되는 돈인데 배제되면 섭섭하게 생각하고 갈등의 원인이 된다”며 “전원 지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