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마돈나에 진짜 화났다…"십자가 모독 공연을 로마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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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이 '불경' '신성모독' '도발' 등의 거친 용어를 동원해 팝스타 마돈나(47)를 맹비난했다고 인터넷 신문 쿠키뉴스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을 인용,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의 이슬람교와 유대교 지도자도 교황청에 가세해 마돈나를 공격했다. 6일로 예정된 마돈나의 로마 공연이 문제가 됐다.

마돈나는 'Confessions Tour'란 이름으로 전세계 순회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번 순회공연에서 마돈나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을 무대에서 재연하고 있다. 직접 가시관을 쓰고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대형 십자가에 매달려 노래한다.

미국 공연 때도 가톨릭계로부터 예수의 고난을 희화화해 돈벌이에 악용한다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그런 공연을 가톨릭 수도인 바티칸시티 코 앞에서 개최하려 하자 교황청이 발끈한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승인 아래 기자회견을 가진 에르실리오 토니노 추기경은 "(마돈나가) 이번엔 도를 넘어섰다"며 "이 공연은 십자가의 성스러움을 모독하는 것이자 기독교 신앙에 대한 불경스런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마돈나는 즉각 추방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로마의 만프레도 레오네 신부 역시 "매우 불경스럽고 역겨우며 도발적인 공연"이라며 "마치 현대판 예수인 양 가시관을 쓰고 십자가에 매달리는 것은,더구나 기독교의 요람에서 그런 공연을 하는 것은 신성모독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무슬림 연맹의 마리오 스치아로야 대표는 "마돈나의 이번 공연 아이디어는 최악이며 차라리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비판했고,로마의 유태인 단체 대변인인 리카르도 파치피치도 "공연 장소가 교황청에서 불과 1마일도 안떨어진 곳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진 이탈리아인 이민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마돈나가 가톨릭계를 자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89년 히트곡 'Like a Prayer' 뮤직비디오에선 십자가를 불태우고 흑인 예수를 마돈나가 유혹하는 장면이 삽입돼 논란을 일으켰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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