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루 신규확진 2만명인 영국 “19일 코로나 봉쇄 모두 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방역 고삐’‘백신 애국’‘코로나 공존’ 델타변이 앞 3국3색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우크라이나를 누르고 승리한 지난 3일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축구팬들이 모여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우크라이나를 누르고 승리한 지난 3일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축구팬들이 모여 축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해 온 영국이 델타 변이에 대한 대응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유로 4강 진출에 노마스크 파티도 #과학자들 “백신, 치명률 떨어뜨려”

영국은 현재까지 성인의 85%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접종했고, 63%가 두 차례 접종했다. 이런 영국도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달부터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알파 변이의 확산으로 피해가 심했던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최근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 명을 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 3일 하루 동안 2만4447명이 추가 감염됐으며, 그 직전 한 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2만3115명에 이르렀다.

백신 접종 모범국인 영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델타 변이의 확산이다. 지난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런던발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까지 신규 감염의 97%가 델타 변이에 의한 것이었다. 6월 말 이후 감염 속도는 더 빨라졌다. 지난 한 주간 델타 변이 감염자는 14만6000명대로 전주 대비 72% 증가했다.

관련기사

다만 사망자는 많이 늘지 않았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직전 한 주간 하루 평균 사망자는 17명으로 대규모 백신 접종 이후 유지해 온 10명대를 넘지 않았다.

문제는 사망자의 50% 가까이가 백신을 두 번 접종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보건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까지 델타 변이 감염자 9만2000명 가운데 117명이 사망했는데, 그중 50명(46%)이 백신 2회 접종자였다.

과학자들은 영국에서 백신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한다. 백신이 대부분의 연령에서 치명률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애초 ‘돌파 감염’(백신을 맞았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이 불가피한 데다 영국에서 이로 인한 사망자가 대부분 50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리버풀의 감염병 전문의인 톰 윙필드 박사는 “영국이 델타 변이의 물결 속에 있지만, 코로나19 병동에서 치료해야 하는 사람은 이전 유행(1월) 때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델타 변이가 상륙 8주 만에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체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자 지난달 21일로 예정했던 ‘프리덤 데이’(코로나19에서 해방돼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날) 선포를 미뤘다. 지난 4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오는 19일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모든 규제를 해제할 전망이다. 델타 변이의 확산보다 백신 접종이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에 무게를 둔 셈이다.

문제는 방역에 대한 영국인들의 무뎌진 태도다. 현재 진행 중인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 잉글랜드가 지난 4일 우크라이나를 4대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하자 이날 수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마스크도 쓰지 않고 밤새 파티를 여는 모습이 현지 매체들을 통해 전해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