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수 글·그림, 나미북스
60쪽, 1만8000원
바닷가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 돌이. 뒷산 소나무숲에는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지켜준다며 귀히 여기는 장수매가 살고 있다. 어느 날 장수매가 사냥을 나간 새 수리떼가 덮쳐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한참 뒤 그렇게 기다리던 장수매가 돌아와 수리떼를 물리친다. 돌이는 바다로 나간 아버지가 해적들에게 잡혀간 뒤 아버지를 만나는 꿈을 꾼다. 꿈에서 깨어난 소년은 언덕 위에서 자신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는 장수매를 보게 된다.
책은 뚜렷한 클라이맥스가 없다. 담담한 어조로 이별의 아픔과 평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모난 데 없이 둥글둥글한 붓질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유화가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일본.사할린.중앙아시아 등지에 흩어져 사는 동포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는 여기서도 갈색과 카키색 등 어두운 색과 빛의 명암 등을 이용해 이산(離散)의 고통에 주목한다. 작가의 또다른 그림책 '노란 우산'은 2002년 뉴욕타임스의 '올해의 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