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44명을 평가한 설문조사에서 41등을 기록했다. 꼴찌는 면했지만 매 조사에서 하위 순위를 기록하는 3명의 대통령과 더불어 최하위권이다.
트럼프, 1900년 이후 재임한 대통령 중에선 꼴등 #트럼프그룹 CFO 기소에 본격 기소전 '신호탄' 해석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비영리채널 C-SPAN은 역사학자와 교수 등 전문가 142명을 대상으로 한 전직 대통령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지난 2000년 이후 매 대통령의 임기 만료에 맞춰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퇴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함된 첫 설문조사다.
평가는 ▶경제 관리 ▶국제 관계 ▶대중 설득 ▶도덕적 권위 ▶시대에 맞는 성과 ▶어젠다 설정 ▶의회와의 관계 ▶위기대응 리더십 ▶정의 추구 ▶행정 능력 등 총 10가지 항목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 점수는 312점이다. ‘경제 관리’와 ‘대중 설득’에선 비교적 높은 34위와 32위를 기록했지만, ‘도덕적 권위’와 ‘행정 능력’ 등의 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반면, 전임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번 조사에서 12등이었다가 10위(664점)로 올라섰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C-SPAN의 레이철 카츠는 “과학적인 설문조사는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평가자들은 모두 저명한 역사학자들로 이들 집단에서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매번 평가위원이 달라짐에도 지난 4차례의 조사에서 큰 순위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노예해방을 선언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부동의 1위다.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과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각각 2위, 3위를 고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순위가 낮은 전임 대통령 3명의 기록에도 변함이 없었다. 남북 갈등을 고조시킨 프랭클린 피어스(42위), 최초로 탄핵 재판을 받은 앤드루 존슨(43위), 남북 전쟁을 막지 못한 제임스 뷰캐넌(44위) 등이다. 이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집권한 17대 대통령 존슨(1869년 퇴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차는 한 세기가 넘는다.
이에 대해 WP는 “탄핵 재판을 두 차례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악의 대통령은 면했지만 단 31일간 대통령을 한 윌리엄 해리슨(40위)보다 뒤처졌다”고 전했다. 미 CNN 방송은 오피니언을 통해 “역사에 대한 평가는 더 긴 시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트럼프가 추후 꼴찌를 기록할지 순위가 오를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는 1일 뉴욕 주검찰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재단 앨런 와이슬버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할 예정이다. 3년 전 맨해튼지검이 트럼프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뒤 첫 기소다.
특정 임원을 향한 기소에 대해 WSJ은 “이번 기소로 재임 중 민형사상 수사와 조사를 피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드는 국제뉴스
알고 싶은 국제뉴스가 있으신가요?
알리고 싶은 지구촌 소식이 있으시다고요?
중앙일보 국제팀에 보내주시면 저희가 전하겠습니다.
- 참여 : jglob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