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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상온에 14시간 방치"… 화이자 1000명분 '사용 불능'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실시된 30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실시된 30일 대전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화이자 백신을 신중히 접종하고 있다. 김성태

보건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을 장시간 상온에 방치해 백신 1000여명분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30일 광주 북구보건소에 따르면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72 바이알(병)이 든 트레이가 전날 오후 6시께부터 약 14시간 가량 상온에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 1병당 5∼6명이 접종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폐기 대상 백신의 양은 1000여명분으로 추산된다.

화이자 백신은 해동 후 미개봉 상태로 냉장 온도인 2~8도에서는 최장 31일간 보관이 가능하지만, 상온에서는 2시간 이상 노출되면 안 된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백신이 '사용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회수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전날 오후 6시께 다음날 사용할 백신을 냉동고에서 냉장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직원이 밖으로 빼놓은 백신이 든 트레이를 잊고 냉장고로 옮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직원은 백신을 냉동고에서 꺼낸 뒤 보관장비 사용일지와 온도 기록지 등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백신을 꺼내 놓은 것을 깜박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접종 센터에서는 2인이 한 조를 이뤄 다음날 접종할 백신을 미리 냉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당시 1명이 접종센터의 다른 업무를 보느라 직원 홀로 백신을 냉장고로 옮겼다.

상온 노출로 회수될 예정인 백신은 이날 광주 북구 관내 75세 이상 노인의 2차 접종 물량이었다. 북구 보건소 측은 다음 주에 사용할 백신 물량으로 오늘 접종을 실시해 접종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

보건소 관계자는 문제가 된 백신 물량 만큼을 다시 배송받을 예정으로, 지역 내 백신 접종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북구 관계자는 "직원이 바쁜 업무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며 "현장 대응 인력을 3명으로 늘리고 체크리스트를 보완하는 등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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