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코로나시대 살기좋은나라' 10위…한달새 5계단 하락 왜

중앙일보

입력

지난 29일 대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대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도 살기 좋은 나라 10위에 올랐다. 한 달 만에다섯 계단 하락한 순위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6월 코로나19 회복력 순위'(Covid Resilience Ranking)에서 한국은 평가 대상 53개국 중 10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12위에서 5위까지 올랐지만, 다시 두 자릿수 대로 하락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의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은 '재개방 진행도' 지표 때문이다. 미국·유럽 등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이 이뤄지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지하거나 방역 조치를 완화했는데, 이를 평가하는 지표로 이달 처음 도입됐다.

'백신 접종률' '방역 조치 강도' '항공 여객 수용력' 등이 평가 대상인데,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19.2%로 53개국 중 32위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기존 평가 항목인 '코로나19 현황'과 '삶의 질' 지표에선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블룸버그는 "한국과 일본처럼 시민이 방역 당국을 신뢰하면 봉쇄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의 정책 순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미국이 차지했으며, 뉴질랜드·스위스·이스라엘·프랑스·스페인·호주·중국·영국이 2위부터 9위까지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스위스·프랑스·스페인·영국은 지난달 평가에서 10위권 밖이었지만, 백신 접종률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순위를 반전시켰다.

블룸버그는 "이들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것은 실패했다"면서도 "하지만 백신 개발과 접종이 빠르게 진행됐고 방역 조치를 완화한 덕분에 순위가 대폭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백신 불평등과 의료역량 격차를 위험 요인으로 언급하며,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 대유행을 촉발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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