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200조 베이조스, 3억 푼돈소송···불륜女 오빠한테 발끈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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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가 자신의 여자친구 오빠를 상대로 3억원 규모의 소송을 냈다. AP=연합뉴스

자산이 200조에 달하는 제프 베이조스(57)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여자친구의 친오빠를 상대로 3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세계 최대 부자 순위 1·2위를 다투는 그가 소액 때문에 법적 다툼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들은 “돈 때문이 아니라 사적 원한 때문”이라고 전했다.

27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최근 여자친구 로런 산체스의 오빠 마이클을 상대로 미국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냈다. 마이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250만달러(약 28억2500만원) 상당의 주택을 소유하고도 자신에게 돈을 주지 않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해 보유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했다. 이 주택을 처분해 25만4000달러(약 2억8000만원)를 지급해야 한다는 게 베이조스가 소송을 낸 이유다.

제프 베이조스(오른쪽)의 여자친구인 전 폭스TV 앵커 로런 산체스(가운데). UPI=연합뉴스

두 사람이 얽힌 금전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9년, 베이조스가 부인 매켄지 스콧과 이혼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부(巨富)의 이혼 소식에 위자료와 재산 분할 등에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던 때였다. 그런데 이혼을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베이조스가 전 폭스TV 앵커인 로런과 내연 관계라고 폭로했다. 당시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베이조스와 로런이 나눈 문자 메시지와 사진까지 입수해 공개했다.

베이조스는 사생활을 유출한 배후로 마이클을 지목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클이 인콰이어러 편집국장이었던 딜런 하워드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며 취재원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은 TV에 출연하는 전문가 등을 관리하는 에이전트사에서 일하며 언론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았다고 한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는데, 베이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던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혹도 일었다.

2019년 미국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제프 베이조스가 이혼을 발표한 직후 로런 산체스와의 불륜 사실을 폭로했다. AP=연합뉴스

마이클은 이를 부인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베이조스를 고소했다. 하지만 올해 3월, 법원은 베이조스의 손을 들어줬고, 마이클에게 소송 비용 2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마이클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베이조스가 재차 소송전에 나선 것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자산은 1770억달러(약 200조)에 달한다. 이때문에 마이클 측은 “의도적인 괴롭히기”라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소송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반발해 항소를 준비하던 중이었다”며 “그런데도 아무런 언질도 없이 또 다른 소송을 낸 것은 단순히 괴롭히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인 매켄지 스콧. 그는 현재까지 85억달러 상당을 기부했다. AP=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는 2019년 부인과 이혼하면서 아마존 주식 4%를 위자료로 지급했다. 당시 주가 기준으로 356억달러(약 40조2200억원) 상당, 현재는 약 666억달러(약 75조2500억원)에 이른다. BBC에 따르면, 매켄지 스콧은 현재까지 총 85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기부했다. 그런데도세계 22번째 부자로, 현재 그의 재산 가치는 530억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