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주필 레스턴 언론계 50년 "아듀"|뉴욕타임스서 은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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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금세기 미국의 최고 통찰력과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존경 받아온 제임스 레스턴이 5일 80세 생일을 맞아 50년간 몸담아 온 뉴욕타임스에서 은퇴, 언론계를 뗘났다.
87년8월2일 뉴욕타임스에 「사적인 메시지」라는 칼럼을 끝으로 펜을 놓은 레스턴은 이날 자신의 주장에 따라 공사간 아무런 은퇴의식을 갖지 않고 조용히 사무실을 뗘났다.
스포츠 기자로 언론에 발을 디딘 레스턴은 50년 전인 39년9월1일 나치독일이 폴란드를 침공, 2차대전이 발발하던 날 타임스사 런던지국에 합류한 후 특파원과 워싱턴에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담당하며 2차대전과 전후 세계질서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많은 칼럼을 통해 미국의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언론인으로서 파시즘과 공산주의 소멸에 이 같은 언론의 주요역할을 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레스턴은 『정치도 사랑에 있어서와 같이 키스를 해야할 때가 있고 지금이 역사적으로 그 같은 시기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차대전을 회상하며 미국은 진주만 공격이 없었다면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조지 6세와 처칠 수상은 캐나다로 피신하지 않을 수 없었고 히틀러가 유럽을 지배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건과 부시대통령에 관해 레스턴은 그들의 경제정책은 「저주받을 만큼 수치스런 것」 이며 동구를 지원해야 할 때에 머뭇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스턴은 또 미국의 가장 주요인물로 전국무장관 에치슨을 들며 그가 역사의 갈림길에서 유엔만으로 스탈린의 소련을 억제하지 못할 것임을 인식했고 유럽지원의 필요성을 깨달아 마셜플랜을 세워 경제지원을 한 사실과 그리스와 터키에서의 트루먼독트린을 들었다.
그는 그가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위대하고 깊은 영향을 방은 사람은 프랑스의 공상가 장 모레라고 말하고 그가 유럽공동체(EC)를 착상했고 「진보는 경쟁을 통해 이루어짐」을 깨닫고 있었다고 말했다.
레스턴은 언론인으로 월터 리프먼을 가장 존경하지만 그는 기자들이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는 스스로의 충고를 무시했다고 평가했다.
【뉴욕=박애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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