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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中 광동성 원전 방사능 물질 누출 신고 조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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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 광동성 타이산 원자력 발전소의 2013년 모습. 이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 업체는 해당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다고 미국 정부에 신고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광동성 타이산 원자력 발전소의 2013년 모습. 이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 업체는 해당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다고 미국 정부에 신고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남부 광동성의 타이산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고 있다는 신고가 미국 정부에 접수돼 조사에 나섰다고 CNN 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문제는 지난 8일 프랑스 원전장비업체 '프라마톰'이 미 에너지부에 타이산 원전에서 핵분열 기체가 누출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타이산 원전의 일부를 소유한 운영사 프라마톰은 중국 당국이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인한 원전 폐쇄를 피하기 위해 원전에서 내보낼 수 있는 핵분열 기체 허용량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다고 고발했다.

신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당초 타이산 원전의 방사성 물질 검출 한도를 초기의 2배까지 높였고, 그 결과 지난달 30일 기준 원전 외부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량은 이미 검출 한도의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프라마톰 측은 “원전 인근 지역과 주민들에게 방사성 위협이 닥치기 직전”이지만 중국 당국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며 원전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미국에 기술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업체가 언급한 방사성 물질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프라마톰의 모회사이자 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인 EDF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AFP통신에 “원자로 냉각 시스템에서 화학적 상호작용에 관여하지 않는 비활성 기체 농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EDF는 “이런 비활성 기체의 존재는 원자로 운용 과정에 있어서 알려진 현상”이라면서 “해당 원전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임시 이사회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8일 프라마톰으로부터 중국 원자력 발전소의 누출 관련 보고서를 받아 조사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 유관 기관과 연락을 취해 논의에 들어갔다. 지난주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수차례 소집됐으며 NSC 중국 국장과 차관급 인사가 참여하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로선 인근 지역 주민이나 원전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의 ‘위기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미국이 기술 지원은 허가할 수 있지만, 원전 폐쇄는 중국 정부가 결정할 일로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CNN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NSC와 미 국무부, 에너지부 관계자들은 중국 국민에게 위험이 있다면 미국은 핵사고 관련 현행 조약에 따라 이를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중국 국영 파트너사가 아직 문제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외국 기업이 미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누출이 계속될 경우 미국이 복잡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NN 보도 이후 원전 국영 운영사인 중국 광허그룹은 성명을 내고 “타이산 원전과 인근 지역의 환경 관련 지표는 정상 수준”이며 “원전은 핵 안전 규정을 충족한다”고 반박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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