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라이프 트렌드&] 수술적 기법 접목해 다양한 척추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추간공확장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4면

서울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수술적 기법을 구현할 수 있는 특수키트(한벌구성 의료기기)를 이용해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하고 있다. [사진 서울 광혜병원]

서울 광혜병원의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수술적 기법을 구현할 수 있는 특수키트(한벌구성 의료기기)를 이용해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하고 있다. [사진 서울 광혜병원]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최근 척추치료 분야에서 다양한 시술법이 수술법을 대체하고 있다. 문제는 절개수술을 기피하는 환자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이런 시술법들이 남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척추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수술이 가장 근본적이다’와 ‘시술을 우선하고, 수술은 최후수단이 돼야 한다’는 논쟁이 치열하다.

서울 광혜병원

수술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혈적 절개수술로 대표되는 수술의 침습적 특성에 기인한다. 수술 시야 확보를 위한 척수 신경 주변의 혈관 전기소작으로 인해 신경근의 허혈상태가 악화하거나 과정 전반에서 신경 및 조직 손상의 위험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시술의 단점은 신경근 감압이 불충분하고 척추 혈류나 자율신경기능의 개선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와 일시적 호전 후 재발이 잦다는 임상 양상과 관련이 있다.

수술과 시술의 결정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인터넷상 특정 환자의 인적사항이나 질환 상태에 대한 단편적 정보만을 토대로 한 조언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령일 때는 기본적으로 당뇨나 심혈관 관련 기저 질환으로 인해 전신 마취나 큰 절개 수술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 수술 진행 자체가 어려운 사례가 많다. 청장년층 환자의 경우, 향후 자연스러운 척추 노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들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너무 이른 시기에 선택한 수술이 오히려 오랫동안 부담이 될 수 있다.

교정이 필요한 척추 분절(마디)의 수가 매우 많은 다분절 척추 변형 환자의 경우, 시술로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척추측만증·후만증과 같은 척추 변형은 60대 이상 연령대에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정도는 관찰되기 때문에 경증의 척추 변형이 동반되는 척추관협착증 혹은 허리디스크 경우는 시술이 가능하다.

척추의 특정 분절이 앞으로 미끄러지는 형태로 변형되는 척추전방전위증의 경우, 중등도 이상의 증상 소견이고 진행성일 때는 해당 분절 자체를 교정하는 방식의 수술이 추천된다. 진행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이미 고착화된 상태라면 시술이 가능하다.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 내·외측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후 염증유발물질을 배출하도록 고안된 특수 키트를 이용한다. 이 키트는 일종의 수술적 기법을 구현할 수 있는 트로카·캐뉼러·엔드밀·큐렛과 같은 한 벌로 이뤄진 의료기기로 구성되는데, 비수술 치료 영역에 수술적 기법을 접목해 전문화한 것이다”며 “충분한 신경근 감압과 척추 혈류 및 자율신경기능을 개선할 수 있어 적응증의 범위가 넓다. 또한 부분 마취 후 시술이 진행되므로 조직이나 신경 손상 없이 회복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변이나 배뇨 장애, 발 처짐(foot drop) 등과 같이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태이거나 척추 변형의 정도가 심하다면, 적절한 척추 수술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