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부사관 신고 묵살 의혹 의원들, 빈소 찾은 후 “끝까지 힘 보태겠다”

중앙일보

입력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모 공군 중사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건을 미리 제보받고도 무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하태경‧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분향소를 방문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6일 두 의원은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모 부사관의 분향소를 방문해 유족을 만나 위로를 전하고 사건 해결에 끝까지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유족 측이 두 의원실 보좌진에게 연락해 먼저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하 의원은 이날 “유족의 말씀을 듣는 내내 억장이 무너지고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반드시 책임자들이 엄벌을 받고 다시는 군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유족은 이번 일이 이 중사만의 문제가 아니며 20전투비행단에서 3년 전부터 비슷한 일이 비일비재했고, 군은 그때마다 은폐했다고 말했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그는 “저희가 파악한 바로도 20전투비행단에서는 3년 전부터 의문의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며 “과거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군이 이를 은폐하지 않고 가해자를 엄벌했다면 이 중사 사건은 예방할 수도 있었다. 군의 괴롭힘과 따돌림, 잘못된 은폐 문화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또 도움 요청 묵살 의혹에 대해서는 ‘악의적 비방’으로 규정하고, 의원실 직원이 유족의 전화를 받고 사실 확인하고 있었다며 유족도 이런 상황을 다 이해해주셨다고 전했다.

신원식 의원 역시 “유가족께서 의원실에 전화를 주셨던 것은 사실이지만 전화를 받았던 직원이 바로 이어온 다른 전화에 대응하느라 이를 깜빡하고 제게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확인 즉시 유가족께 전화로 사과드렸으며 6일 고인의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께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다시금 사과드렸다”며 “유가족께서도 처음엔 화가 많이 나셨지만 나중에는 저희 의원실의 상황을 이해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 출신 국방위원으로서 고인의 유가족께서 더는 억울해하시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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