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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週 漢字] 念(념)-운명 바꿀 수 있는 이 순간의 생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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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호 31면

한 주 한자 6/5

한 주 한자 6/5

念(념)은 ‘지금’을 뜻하는 今(금)과 ‘마음’을 뜻하는 心(심)으로 구성돼 있다. 갑골문에서 念은 입을 거꾸로 그린 今과 심장을 그린 心을 위아래로 놓아 말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고 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하여 念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을 나타낸다. 거꾸로 된 입 모양은 세월이 흘러 今으로 바뀌었고, 念은 지금 현재(今)의 마음(心), 즉 지금 이 순간에 하는 ‘생각’(念)의 뜻을 지니게 됐다.

信念(신념)·觀念(관념)·槪念(개념)·理念(이념)·通念(통념)·집념(執念)·상념(想念) 등의 단어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진심으로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리가 없다’는 뜻을 나타내는 念力徹巖(염력철암)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중하면 하늘도 감동해 일을 성취하게 함’을 이르는 一念通天(일념통천) 등과 같은 성어가 그 예다.

아울러 ‘온 마음을 다하는 염불’ ‘다 갖추고 있어 부족함이 없는 마음’ ‘찰나의 순간’이나 ‘순간의 마음’ ‘일이 이뤄지는 바로 그때’ 등을 뜻하는 일념(一念)이나 無念無想(무념무상)과 같이 念으로 구성된 단어와 성어에는 불교와 관련된 것 역시 적지 않다. 念은 ‘오직 아미타불의 말씀에 몸을 맡긴다’는 一念歸命(일념구명)에서는 ‘생각’을 뜻하는 반면, ‘오로지 나무아미타불의 명호만 외운다’는 專修念佛(전수염불)에서는 ‘외우다’를 뜻하기도 한다.

『서경』에 이르기를 “성인이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고, 바보라도 잘 생각할 줄 알면 성인이 된다(惟聖罔念作狂, 惟狂克念作聖)”고 했다. 이는 성인과 바보의 구분이 다만 ‘생각’에 달렸음을 말한 것인데, 고대 중국의 주 성왕이 은 주왕의 어리석음으로 나라가 망한 것을 일깨우며 주변 여러 나라에 경고한 말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인간이 생각을 바꿈으로써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라고 했다. 이 역시 현재 한자문화권을 이루고 사는 우리에게, 우리의 선조가 남겨 준 교훈과 다를 바 없다. 생각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좌절하고 실패하고 절망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금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양영매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 인문한국플러스(HK+) 한자문명연구사업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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