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종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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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남자 대졸자의 취업난 틈바구니에서 취업전선에 뛰어든 대졸여성들은 높은 벽에 부닥쳐 요즘 비명이라도 지르고싶은 심정들이다.
지난해 4월부터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돼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보지만 형식적일 뿐 취업의 길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11월초의 대졸채용시험을 앞두고 노동부가 채용계획이 있는 81개 주요기업 (대기업·금융기관· 정부투자기관)을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인원 2만5백16명중 여대생에게 할당된 자리는 대우1백50명을 포함, 겨우 1백87명(5개회사)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기업·금융기관·중소기업 등 4백55개 업체에서 채용한 대졸자 2만6천5백 명중 대졸여성은 4· 3%인 1천1백38명에 그쳤었다.
고학력여성채용은 특히 공개채용보다 비공식 경로의 추천채용이 많아 응시기회 마저 포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여성개발원 강정숙 책임연구원은 『이대여학생의 경우 97%가 취업을 원하고 그중80%는 평생직장을 바라지만 이들의 꿈은 삭막한 취업전선에서 여지없이 부서지고 만다』 고 안타까워했다.
취업의 성차별아 자극 받은 서울지역 여대생대표자협의회(여대협) 는 지난20일 「대졸 여성취업 차별 철폐를 위한 공청회」를 여는가하면 채용 공고에서부터 여성을 제외시킨 S사에 대표 30여명이 찾아가 항의하고 ,불매 운동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바늘구멍이라 해도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리게 마련. 대졸여성이 취업전선에서 승리하려면 남성 못지 않는 실력 (어학· 컴퓨터지식 등) , 평생직장으로서의 확고한 직업관, 적극적인 취업정보 수집자세 등을 지녀야한다.
◇취업가능 유망직종=우선 도전해 볼만한 분야는 교직·공무원· 국영기업체 (비서직)·일반기업체· 언론기관· 금융기관· 외국상사· 항공회사·호텔·국제법률사무소·회계 및 특허사무소· 대사관등이다. 전산·디자인· 증권 상담직· 공인노무사· 보석감정사 등의 전문직도 취업가능 분야다.
리크루트사 등이 추천하는 유망직종은 호텔(홍보·세일즈 등) · 광고대행사 (기획· 카피라이터) · 컴퓨터 관련 업 (프로그래머· 오퍼레이터) · 패션디자이너·사보 및 잡지기자·외국기업· 외국인 은행 및 증권사·비서직· 증권투자 상담사· 디자인 (컴퓨터그래픽· 인테리어·디스 플레이어) 등.
이대 직업 보도실 표경희 실장(45) 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업비서직이 상당히 전문화되고 있어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만 하고 채용·승진 등에서 남녀차별이 별로 없는 공무원도 유망하다』 고 권했다.
그밖에 보수·승진에 성차별이 없는 곳은 외국금융기관(은행· 보험· 증권)· 외국항공사· 대사관· 국제체인호텔· 국제법률 및 특허사무소등이다.
자격증은 훌륭한 무기. 주택관리 사· 정보처리기능사 (1급·2급·기능사보)·원예사(채소원예· 과수· 화훼·시설·조원사· 조경사· 원예종묘사·식물보호사)·광고디자이너·관광통역 안내원 등을 겨냥해봄직하다.
◇준비 및 대책=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목표를 일찍 정하고 그에 맞는 세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표 실장은 『채용의뢰가 들어와도 적격자를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며 사전준비를 강조했다.
외국어는 여성 최업의 지름길. 영어에 능통하면 취업은 거의 가능하고 일어까지 겸비하면 성공률은 1백%다. 취업기회는 영어(70%)·일어 (25%) ·기타 (5%) 의순.
영문 및 한글타자는 물론 퍼스널컴퓨터· 워드프로세서 등의 활용능력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
전문 전산직 이외의 직종에 응시하는 경우 2∼3개월이면 퍼스널컴퓨터를 배울 수 있다. 각 대학의 컴퓨터강좌나 학원을 이용하면 된다.
사보편집·디자인·전산 등 전문직은 대개 경력을 요구하며 실제 채용이 적으므로 근무조건이 다소 불리한 곳에서 실무를 익힌 다음 전직하는 방법도 고려 할 수 있다.
면접준비도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표실장은 『노사분규가 심해지면서 기업마다 서류전형· 면접에 큰 비중을 두고있다』며 『조직 내 친화력 등을 보여주고 자기소개 연습도 해 둘 필요가 있다』 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이력서·자기소개서 등 서류작성에 무성의한 여대생들이 의외로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개발원 강연구원은 『기업체 인사책임자들로부터 이력서 등 서류를 보면 응시자의 열의와 능력을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서류는 정성스럽게 꾸며야한다』 고 충고했다. <김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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