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상사 폭언에 심근경색" 폭로에 "지적 했지 폭언 아니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전시립미술관에 근무하는 학예사가 “상사에게 폭언을 들은 뒤 급성 심근경색이 왔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사 수술 예정

대전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31일 대전시립미술관과 학예사 가족 등에 따르면 50대인 학예사 A씨는 지난 28일 오전 10시쯤 동료 학예사, 직원 등과 함께 간부 B씨에게 호출을 받았다. 학예실에서 관리하는 전시 의자, 휠체어, 배너 등 비품이 미술관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비품들은 미술관 계단 밑 창고에 보관돼 있었지만, 미술관 가스 설비 공사 때문에 창고가 폐쇄되면서 인부들이 밖에 꺼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이날 오후 미술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A씨 남편은 "아내가 비품이 밖에 나와 있는 상황 등을 설명했으나, 간부는 제대로 듣지도 않고 고성과 폭언을 하며 학예사들을 인격적으로 모독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야, 너희들 그렇게밖에 못하느냐. 왜 비품 관리도 제대로 못 하느냐. 너희들 그따위로 하면 그냥 놔두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는 게 A씨 남편의 주장이다.

이런 말을 들은 A씨는 학예실로 돌아온 뒤 울음을 터뜨렸고 얼마 뒤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겨 급성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고, 다음 달 1일 이후 수술받을 예정이다.

A씨 남편은 "대부분 계약직인 학예사는 직장 갑질을 따지면 뒤따를 불이익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대전시장은 시립미술관 내 갑질 행위 여부를 즉각 조사해 제 아내와 같은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B상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비품이 널려있어 학예사 등에게 지적을 한 것은 맞지만, 폭언을 하거나 언쟁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A씨 등 학예사 2명과 시설담당 직원까지 포함해 6~7명이 있어 폭언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B씨는 “이런 일이 생겨 A씨 가족들에게 죄송하고, A씨가 빨리 쾌차해서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