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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속살 드러난 한라산 백록담 암벽…이런 붕괴는 이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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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암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등이 31일 밝혔다. 사진은 붕괴해 하얗게 보이는 백록담 남서쪽 인근 절벽. 사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최근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암벽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등이 31일 밝혔다. 사진은 붕괴해 하얗게 보이는 백록담 남서쪽 인근 절벽. 사진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한라산 백록담 남서쪽 암벽 일부가 무너졌다.

31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와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해발 약 1800m 높이의 백록담 남서쪽 암벽 일부가 붕괴된 것으로 확인됐다.

육안상 암벽 붕괴 면적은 200㎡가량으로 추정된다.

백록담은 오랜 시간에 걸쳐 바위나 돌이 햇빛, 공기, 물 등에 의해 제자리에서 점차 부서지는 자연적 풍화작용의 영향 등으로 암석이 지속해서 떨어져 나가고 있지만, 이번처럼 붕괴 지점이 하얗게 보일 만큼 넓은 면적의 암석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는 사례는 드물다.

현재 해당 암벽은 이번 붕괴로 본래 하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이번 붕괴 지점을 비롯한 백록담 서쪽 또는 서북쪽 암벽은 지질학적으로 풍화작용에 약한 조면암으로 이뤄져 쉽게 부서진다.

한라산 백록담을 이루고 있는 화산암인 조면암은 대체로 연한 청록색이거나 지금의 한라산 백록담과 같은 회색을 띄지만 쉽게 풍화돼 황갈색이나 회백색으로 변한다. 이후 풍화작용으로 암석이 떨어져 나가면 하얀 원래 색이 나타나 그 부분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와 한라산연구부는 지난 3월 초 해당 지점이 붕괴한 사실을 인지하고, 모니터링과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부터 오는 9월까지 세 달간 드론 등을 활용해 해당 암벽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지속적으로 붕괴가 진행돼 오다가 올 3월 초쯤 붕괴 사실을 파악했다”며 “출입 금지 구역이기는 하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후속조치를 취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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