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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가루' 받은 美 공화당 의원, 배후로 가수 리처드 막스 저격

중앙일보

입력

랜드 폴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팝 가수 리처드 막스에게 "사람들을 선동해 나를 위협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랜드 폴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팝 가수 리처드 막스에게 "사람들을 선동해 나를 위협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연극”이라며 반대해온 랜드 폴(58)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가수 리처드막스(58)를 공개 저격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리처드 막스가 사람들을 선동해 나를 위협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막스는 한국에서도 '라이트 히어 웨이팅(Right Here Waiting)' 등 명곡으로 유명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켄터키 주에 위치한 랜드 폴 의원의 집에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가 배송된 것이었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폴이 목과 팔에 깁스를 한 사진과 “네 이웃이 시작한 일을 내가 끝내겠다”는 편지가 함께 소포로 배달됐다고 한다.

리처드 막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랜드 폴의 갈비뼈를 부러뜨린 이웃을 만나면 안아주고 술을 사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리처드 막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랜드 폴의 갈비뼈를 부러뜨린 이웃을 만나면 안아주고 술을 사겠다"는 글을 올렸다. 연합뉴스

폴 의원은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를 통해 사건의 배후에 리처드 막스가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C급 연예인이 나와 내 가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또 막스의이런 행위를 허용한 트위터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폴이 이같이 주장한 건 지난 주말, 리처드막스가 트위터에 “2017년 폴의 갈비뼈를 부러뜨린 이웃을 만난다면 그를 안아주고 원하는 만큼 술을 사줄 것”이라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폴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재차 선언한 직후였다. 지난 2017년 폴 집 근처에 살던 한 남성이 마당 폐기물을 두고 폴과 옥신각신하다가 폴의 갈비뼈 6대를 부러뜨린 폭행 사건을 언급한 것이었다.

리처드 막스는 랜드 폴 의원의 비판에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게 누군지 아냐"고 대응했다. [트위터 캡쳐]

리처드 막스는 랜드 폴 의원의 비판에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게 누군지 아냐"고 대응했다. [트위터 캡쳐]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경찰 등이 조사한 결과, 소포 속 물질은 독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트위터 측은 “막스의 트윗은 우리의 폭력 관련 정책에 위반된다”며 트윗을 지워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해당 트윗은 삭제된 상태다.

폴은 지난해 3월, 미 상원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 동료 의원들과 점심을 먹거나 코로나19 관련 대책 회의에 참석한 행적 등으로 크게 비판을 받았다. 치료를 받은 뒤엔 “나는 자연적으로 면역이 형성됐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고, 최근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과 마스크 착용에 대해 설전을 벌이면서 “마스크를 쓰라는 것은 연극”이라고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폴 랜드가 "마스크를 쓰게 하는 건 연극"이라고 주장하자 "연극이 아닌 보호용"이라고 맞받아쳤다.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폴 랜드가 "마스크를 쓰게 하는 건 연극"이라고 주장하자 "연극이 아닌 보호용"이라고 맞받아쳤다. AP=연합뉴스

안과의사 출신인 폴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리버테리안’으로 분류된다. 그는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의 국제기구 가입을 반대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강력히 지지한 인물이기도 하다.

폴과 설전을 벌인 리처드막스는 ‘나우 앤 포에버(Now and Forever)’와 ‘댄스 위드마이파더(Dance with My Father)’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80~90년대에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팝 가수다. 30만명의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그는 코로나19유행 기간 SNS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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