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서 놀다 총 발견한 3살 아이, 2살 여동생 가슴 향해 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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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권총(※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미국에서 어른의 부주의로 세 살배기가 두 살짜리 여동생을 향해 권총을 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전날 새벽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의 한 가정집에서 3살 남자아이가 2살 여동생을 향해 실수로 총을 격발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여아는 수술을 받았지만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래디 저드 보안관은 기자회견에서 “매우 위독한 상태”라고 했다.

사건은 권총 소유자인 커본트 윌슨(23) 등 남성 셋이 총기를 허술하게 보관하면서 발단이 됐다.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게임을 TV로 보고 있었고 윌슨은 아이들이 손을 대지 못하게 할 생각에 권총을 소파 쿠션 뒤쪽에 숨겨놨다.

그러다 총성이 울렸다. 소파에서 놀던 남자아이가 총에 손을 댔고 여동생의 가슴을 향해 격발한 것이다. 오빠는 총격으로 여동생이 다친 것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총소리를 들은 윌슨 등은 다친 아이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지만 엎친데 덮친격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나가던 운전자가 차 안에 총 맞은 아이를 발견하고 다행히 이 아이는 병원에 후송돼 목숨은 건졌다.

윌슨은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또 다른 한 명도 체포됐다.

경찰은 농구를 보던 세 명 중 누가 아이의 아버지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어머니는 집을 비운 상태였다.

저드 보안관은 “벌어져서는 절대 안 되는 끔찍하고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아이들이 놀고 있는 소파에 총을 숨기는 건 안전한 총기 보관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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