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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美·日 입맞춰 "쿼드 확대 논의 없다"

중앙일보

입력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일본이 나란히 "'쿼드'(Quad)' 확대 구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쿼드 참여'를 직접적으로 요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모테기 외상, "체제 넓히는 논의 전혀 없어" #사키 대변인 "예상할만한 멤버십 변화 없다" #日 언론 "한국, 쿼드 전문가회의 참가할 듯"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1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쿼드 체제에 한국을 합류시킬 의향이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쿼드) 체제 자체를 넓히려는 논의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쿼드 첫 정상회의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함께 쿼드 첫 정상회의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쿼드'는 중국 견제에 뜻을 같이하는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의 협의체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도 쿼드에 합류해 대중국 전선에 함께 설 것을 희망해왔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상회담 직전, 쿼드의 핵심 참여국인 일본이 "확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다만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떻게 동맹을 늘려갈지와 관련한 질문에는 "일본이 2016년부터 제창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을 공유하는 모든 국가와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서 미국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쿼드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쿼드는 네 개 회원국이 있고 너무 수학적으로 얘기하려는 건 아니지만 이미 그것(4개 회원국)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어 "쿼드 멤버십의 변화에 대해 예측하거나 예상할 것은 없다"고 했다.

이는 미국이 쿼드 가입에 미온적인 한국을 압박해 쿼드 체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대신 특정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는 쿼드의 전문가 회의에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21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사에서 "쿼드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나 기후변화, IT 등 신기술 분야 협력 등 한국이 참가하기 쉬운 분야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앞서 14일 아사히 신문도 한·미 외교당국자를 인용해 한국이 쿼드가 새롭게 출범시키는 전문가그룹 회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도 21일 "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기를 원해왔지만, 한국으로서는 중국이 최대 무역상대국인 데다 대북정책에서도 협력을 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반도체, 코로나19 백신 등 비군사 분야에서의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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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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