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미국·동맹국의 대북한 도발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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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푸틴을 ‘오랜 친구’라 부르며 환대했다. [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 강화를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시 주석은 푸틴을 ‘오랜 친구’라 부르며 환대했다. [EPA=연합뉴스]

16일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북한 도발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이날 중·러 양국 정상이 체결한 ‘수교 75주년을 맞아 신(新)시대 전면적 전략적 협조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성명’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미국 및 그 동맹국들이 군사 영역에서의 위협 행위와 북한과의 대결을 도발하고, 무력 충돌을 촉발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에 반대한다”고 명기했다.

이어 “양측은 미국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위협과 제재 및 압박 수단을 버리며, 상호 존중과 서로의 안보 우려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원칙에서 북한과 기타 관련 국가들이 협상 프로세스를 재개하도록 추동할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또 “양측은 정치·외교적 수단만이 한반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국제사회가 중국과 러시아의 건설적인 공동 구상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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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에서 지적한 중·러의 공동 구상은 2017년 7월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당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이 모스크바에서 체결한 “한반도 문제에 관한 공동성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에는 동북아시아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군사력에 반대하는 다수의 조항도 포함됐다. “중·러는 미국이 결정적인 군사적 이점을 얻기 위해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려는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재확인한다”며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요소를 세계 여러 지역과 우주에 배치하려는 미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러는 동북아에서 세력 균형을 바꾸려는 미국의 헤게모니적 시도에 반대한다”며 군사력을 키우고 군사 블록과 연맹을 만들려는 시도를 지적했다.

앞서 두 사람은 이날 2시간30분에 걸친 확대 정상회담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중국 관계는 기회주의적이지 않고 누군가에게 적대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폐쇄적인 군사·정치 동맹은 유해하고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일 안보협력,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력체) 등을 통해 미국이 벌여 온 대(對)중 견제 활동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미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등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열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공동의 적’ 미국을 향해 결속을 과시하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 사태도 논의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는 올바른 방법은 정치적 해결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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