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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준비

중앙일보

입력

병상의 노인들이 좀 더 편하고 따뜻한 임종을 맞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호스피스 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다. 집 안 같은 분위기의 임종실을 따로 만드는 병원도 생겼다. 또 노인들 스스로 건강할 때 죽음을 미리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노인학교나 종교단체, 시민단체 등에서도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편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연습=서울 시립노원노인종합복지관(02-948-2745)에선 4월부터 5주 단위의 '시니어 죽음준비학교'를 2기째 운영 중이다. 죽음과 관련한 영화 등을 보며 함께 토론도 하고, 유서나 자서전 등을 직접 써보기도 한다. 또 1박2일로 캠프에 가서 역할극을 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서울시 거주 60세 이상 노인은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매 기마다 20명씩 올해 4기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YWCA의 '멋쟁이 할머니 교실' 등 노인을 위한 평생교육프로그램에서도 유서나 자서전을 써 보는 기회가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도 행정자치부의 지원을 받아 8월부터 노인복지관 12곳 정도를 돌며 3시간짜리 죽음준비강좌를 열 계획이다.

◆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종교적 성찰=봉은사가 20일 불교계에선 처음으로 '웰다잉 체험교실'을 개설했다. 한림대 오진탁(동양철학) 교수가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눠 매주 화요일 2시간씩 10회에 걸쳐 강의한다. 대학생들에게 '생사학'을 가르치고 있는 오 교수가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토대로 티베트 불교에서 바라보는 죽음과 자살의 문제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8월에는 전남 대원사로 '임사 체험'여행도 다녀올 예정이다. 봉은사(02-3218-4822) 측은 이번에 반응이 너무 좋아 앞으로 프로그램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개신교나 가톨릭에서는 주로 호스피스 기관과 연결해 '아름다운 죽음'운동을 펼쳐왔다. 평화성결교회의 최종인 목사가 지난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던 죽음예비학교, 하이패밀리의 천국준비학교도 있다. 평화성결교회(02-2617-9731)나 하이패밀리(02-2057-0033)에서는 강의를 원하는 교회나 단체에 맞춤식 프로그램도 제공해준다.

◆ 학술적인 접근=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은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02-736-1928)는 죽음준비교육 지도자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4학기 강좌와 실습 등을 거쳐 수료증도 준다. 또 한국죽음학회(02-2298-2691)의 월례 포럼이 이번 달에는 29일 오후 7시부터 연세대 신학관 104호에서 열린다. 서강대 김재영(종교학) 교수가 '문화비평으로서 죽음학의 위치와 죽음교육'에 대해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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