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파문…반찬 물기 쫙 빼고 안심 도시락 볶거나 튀기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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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사고 여파로 도시락통을 꺼내든 집이 늘었다. 하지만 도시락 역시 식중독 안전지대는 아니다. 길게는 조리 후 12시간이 지나 먹게 되는데다, 마침 장마철 아닌가.

도시락업체 ㈜한솥의 박성희 부장과 최근 '12분 만에 뚝딱 도시락 싸기'(영진닷컴)를 펴낸 지은경씨로부터 도시락 반찬 관리 요령을 들어봤다. 이들은 "반찬의 물기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요령"이라고 입을 모았다. 볶거나 튀기는 조리법을 이용해 식재료의 수분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콩나물.시금치 등 나물무침이나 계란찜 등은 수분이 많아 쉽게 상하는 메뉴다. 감자.옥수수 등을 마요네즈와 함께 버무린 샐러드도 위험하다. 상온에서 두 시간이면 상한다.

계란말이에도 당근.양파 등 야채를 넣으면 야채의 수분 때문에 쉽게 상할 수 있다. 야채 대신 김을 넣는 것은 괜찮다. 국도 변질될 우려가 있으므로 웬만하면 도시락 메뉴에 넣지 않는 게 좋다. 굳이 국을 싸준다면 맑은 된장국이 적당하다.

짭조름하게 간이 된 장조림류나 건어물 볶음 등은 잘 상하지 않는 음식이다. 고기나 계란 역시 장조림으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돼지고기 고추장양념 볶음도 보존시간이 긴 편이다. 소고기 불고기는 센 불에 바짝 구워 물기가 없도록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양파 등 야채에서 물이 나올 수밖에 없어 상할 위험이 커진다. 두부.생선 등은 간장에 조리거나 기름에 튀겨 넣어준다. 어묵도 조림이 가장 적당한 형태다. 어묵을 야채와 함께 볶아주고 싶다면 반드시 먹는 날 아침 볶아야 한다.

도시락을 쌀 때 내용물을 충분히 식힌 뒤 담는 것도 물기를 줄이는 요령이다. 뜨거운 채로 도시락통에 담아 뚜껑을 닫으면 김이 서려 음식이 더 쉽게 상한다.

여러 가지 식재료를 함께 사용하면 식중독의 위험이 더 커진다. 김밥을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김밥을 쌀 경우에는 두세 가지 정도의 재료만 사용하고 밥에는 꼭 소금간을 한다. 또 시금치 대신 식초 물에 절인 오이를 사용한다. 유부초밥은 유부가 쉽게 상하므로 여름철 도시락 메뉴로는 피한다. 수분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도시락 메뉴를 정하다 보면 야채 반찬이 줄어들기 쉽다. 이를 보충할 방법은 김치와 장아찌다. 볶은 김치나 무.오이 등을 간장에 담가 만든 장아찌는 쉽게 상하지 않는다.

이지영 기자

사진 제공=영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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