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한증` 치료 이것이 알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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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은 너무 많은(多) 땀(汗)이 나는 증상이다. 예전엔 큰 신체적 결함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생활하기 불편할 따름이었다. "남들은 땀을 흘리지 않은 데 나는 조금 매운 음식만 먹어도 머리부터 땀이 흘러요. 아버지도 그렇고 형도 똑 같지요. 게다가 시험볼 때 조금만 긴장해도 손에서 땀이 솓구쳐 볼펜에 땀이 흐를 정도예요." 40대 후반의 김모씨는 최근 이런 증상을 고치는 수술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 다한증은 어느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방법은 땀이 나는 부위별로 조금씩 다르다. 강남역 가까이 있는 에스앤유 피부과의 장승호 원장은 "다한증은 유전적 성향이 짙다"며 "전체 우리나라 사람 중 약 0.5%가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땀이 온 몸 전체서 많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겨드랑이.손.발.얼굴 등 부문 별로 땀이 유별나게 많이 나는 사람이 있다. 장 원장은 "손과 발 및 얼굴의 땀은 근원적 치료가 힘들지만 겨드랑이 땀은 완전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겨드랑이 땀 = 직장에 다니는 정모(여.25)씨는 여름에 밝은 색 옷을 입지 못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물흐르듯 나, 옷의 겨드랑이 부위에 흉한 얼룩이 진다. 그는 지난해 여름 1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보톡스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효과는 6개월도 가지 않았다. 보톡스는 땀 분비를 촉진하는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줄 뿐이었다. 바르는 약도 효과가 거의 없었다.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킬 위험까지 있다. 신경차단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데다 신체 다른 곳에서 땀의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보상성 땀' 이 유발된다. 다한증은 두개 땀샘 중 에크린 땀샘의 활동 증가로 나타난다.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땀 분비가 많아진다. 두렵거나 긴장되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나와 땀샘을 자극,땀을 발생시킨다. 200만~300만 개의 땀 구멍에서 시간 당 2000~3000㏄를 뿜어낸다. 땀이 많이 나 축축하면 곰팡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정 원장은 근원적 겨드랑이 땀 치료를 위해 5년 전 '땀샘 흡인술(吸引術)'을 고안했다.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을 동시에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피부는 표피(表皮)와 진피(眞皮)로 이뤄졌는 데, 이 두 땀샘은 약 3㎜ 깊이 진피 깊숙히 박혀 있다. 땀을 안나게 하려면 이 땀샘을 없애야 한다. 피부를 2㎜ 정도 절개해 그 속으로 흡입관을 넣어 지방층을 흡입해야 한다. 그리고 진피층도 소기구를 이용해 긁어낸다. 그래야만 땀샘을 온전히 없앨 수 있다. 겨드랑이 땀의 원천을 제거하는 것이다. 정 원장은 지금까지 수백 회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땀샘 흡인술은 피부가 일부 죽는 괘양이 생기거나 신경 혹은 혈관 손상이 일어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껏 그런 경우가 단 한번 있었을 뿐이다. 수술비는 150만원 안팎이다. 하루만 겨드랑이에 붕대를 감고 있으면 회복된다. 운동도 맘대로 할 수 있고 목욕에도 지장없다. 예전엔 10㎝정도를 절개해 수술 후 흉터가 남았으나, 지금은 그럴 염려가 없다. 게다가 아포크린 땀샘도 사라져 심한 땀 냄새를 내는 액취증도 동시에 사라지다. 땀샘 흡인술은 2시간, 보톡스 시술은 15분 정도가 걸린다. 정 원장은 "어떤 시술로도 땀은 나지 않을 수 없어요. 줄어드는 것이지요. 정상적인 땀 분출은 노폐물 분비 및 건강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손.발.얼굴의 땀 = 손에 땀이 많이 나 악수하길 두려워 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손을 자주 닦아도 속수무책이다.일시적이 바르는 약 치료를 할 수있다.보톡스 시술도 가능하다. 겨드랑이와 마찬가지로 한시적이다. 최고 6개월 효력이 지속된다. 교감신경차단술은 흉부외과에서 시술한다. 전신마취가 필요하다. 게다가 손의 땀이 얼굴.발로 옮겨 날 가능성이 있다. 얼굴서 나는 땀은 이마.코 등 부분 별로 보톡스 치료를 받아야 하는 한다. 도움말=에스앤유 피부과 장승호 원장, 02-567-5050 (www.axilla.co.kr) ◇땀을 줄이려면… ▶얼굴 = 중년여성의 다한증은 여성 호르몬 결핍이 원인일 수 있다. 커피 등 카페인 음료와 술을 자제해야 한다.카페인 등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겨드랑이 = 청결하게 자주 씻은 뒤, 바로 뽀송뽀송하게 말려준다. 증상이 가볍다면 탈취제와 함께 세균번식을 억제하는 항생제, 또는 살균제가 함유된 약용비누, 포르말린 희석액을 사용한다. ▶손.발 = 손이나 겨드랑이엔 하루 한번 바르는 약이 나왔다. 발바닥 땀은 무좀을 동반하므로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민간요법으로 현미나 사과식초가 세균번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바르는 다한증 치료제 = 한국스티펠의 '드리클로'는 일시적으로 땀구멍을 막아 땀 배출을 원천적으로 막는 약이다. 손이나 발에 주당 1~2회 발라주면 땀걱정을 덜 수 있다. 드리클로는 땀이 날 때보다 자기 전에 바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페이스샵에서 나온 '리프레시 데오도란트'는 땀구멍을 막지 않는다. 대신 땀 냄새를 덮어주는 스프레이 타입이다. 한 번 뿌리면 24시간 효과가 지속된다. 그러나 향수와 함께 뿌리지 않는 게 좋다. 스프레이를 뿌린 후에 배출되는 땀과 향수가 섞이면 땀 냄새가 더 자극적일 수도 있다. 니베아.유니레버.태평양 등에선 다양한 타입의 데오그란트 제품을 내놓고 있다. ◇Q & A Q: 겨드랑이에 땀이 많아 티셔츠를 두개씩 입고 다녀요.겨드라이 털을 없애면 땀이 주나요.제모하면 땀까지 좀 줄어든다고 해서 제모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A: 제모(除毛)시술을 한다고 땀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땀을 줄이고 싶다면 땀샘흡인술이 좋습니다. 제모를 원하면 제모시술을 받으시면 됩니다. 제모시술은 한 달 간격으로 5회 시술시 90% 정도 제모됩니다. Q: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데 여름엔 열까지 나서 후끈후끈 거려요.땀샘 흡인술을 받을 수 있나요 A: 불행하게도 땀샘 흡인술은 겨드랑이에만 적용됩니다. 손의 보톡스 시술은 가능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죠. 손은 교감신경 절제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발은 그것마저도 어렵습니다. ◇자문의 장승호 약력 -현 에스앤유 피부과 원장 -서울대 의대 졸업 -서울대 의대 자문교수 -충북대병원 피부과장 -미국 에모리대 교환교수 -대한피부과협회 회원 -미국피부연구학회 회원 -유럽피부과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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