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멍텅·윤바람·신옥매 기억하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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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순 아지매><고바우 영감> 등 4컷의 그림에 촌철살인의 해학을 담는 시사만화는 신문을 읽는 또다른 재미다.

이러한 신문만화는 1924년 노수현씨가 조선일보에 첫 선을 보인 '멍텅구리'에서 부터 시작된다.

튕기는 기생의 전형 신옥매·그녀를 유혹하려 못난 짓만 거듭하는 최멍텅, 그리고 둘 사이를 농락하는 꾀돌이 윤바람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때 '멍텅구리'란 말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26년에는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멍텅구리 헛물켜기'가 크게 인기를 끌자 각 신문·잡지에서 다투어 만화를 실었는데, 동아일보의 '허풍선이' '엉터리', 중외일보의 '연애경쟁'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첫 걸음을 떼게 된 신문만화가 지금과 같은 가시돋친 웃음을 주진 못했으리라. 게다가 당시는 이를 용납할 수 있는 시대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멍텅구리'는 한국명랑만화의 효시로, 서구문화 이식의 첨병으로, 일상성을 담아내는 대중문화의 전형적인 예로 그 시대적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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