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 (28)생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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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의학에서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고 했다.

의학의 시조인 히포크라테스도 질병을 치료함에 있어 적절한 영양섭취를 통한 자연치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암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과 35% 정도 관련이 있으며 암 발생률이 음식문화가 다른 지역에 따라 각기 차이가 있는 것도 암과 음식과 관련성을 뒷받침한다.

음식에는 암 발생을 억제하는 물질들이 많이 들어 있으며 최근 연구들을 통해 특히 과일 및 채소 등의 섭취가 특정 암의 발생률과 반비례한다는 증거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 음식 중에 생강도 그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생강은 전통적으로 우리 식단에 필수적인 양념재료로 특유의 매운맛이 음식의 좋지 못한 냄새와 맛을 고쳐주는 작용을 한다.

항균, 살균작용으로 음식의 위해물질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는가 하면 식욕을 돋워주고 소화작용도 도와준다.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체온을 조절해주는 작용이 있어 전통 차로도 애용된다.

뿐만 아니라 동양의학에서는 수 천년동안 생강이 염증, 관절염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혈액의 점도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항암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도 최근에 발견되었다.

미네소타대학 연구소는 생강의 대표적인 매운 성분인 6-진저롤(gingerol)이 쥐에게서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종양을 유발시킨 흰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6-진저롤이 인간 대장암세포 성장을 현저하게 억제하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 성분들은 강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이 있으며 항암 작용기전은 대장암세포에 직접 작용하거나 종양 촉진물에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하였다.

최근 미시간대학 종합 암센터는 난소암 세포의 자연사를 유도하는 '세포자살'과 자기세포를 먹어치우는‘자가 소화작용’의 두 가지 역할로 항암작용을 한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6-진저롤은 유방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므로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한 흰색 채소에 속하므로 폐경을 앞둔 갱년기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6-진저롤이 암발생 및 성장에 관계되는 여러 성분들의 생성과 작용을 억제한다는 주장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생강의 또 다른 성분인 쇼가올(Shogaols)도 항암.항산화 작용이 있어 신경계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쇼가올도 6-진저롤과 마찬가지로 생강의 매운맛을 내는 주성분이다.

효과적으로 생강을 섭취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알려져 있다.

생강은 우리의 전통 음식인 김치와 생선, 육류요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 양념으로 사용돼 우리의 입맛에 익숙해져 있다.

또 생강편으로 만들어 메스꺼움 등을 예방하고 식후에 간식으로 섭취하여 소화를 도와주는 음식으로도 활용하였다.

한의학에서는 생강이 해독과 구토억제 작용이 있으며 한약의 효능을 도와주므로 감초처럼 한약에 반드시 넣었다.

또 궁합이 맞는 한약재와 섞어 생강계피차, 생강녹차, 생강대추차, 생강익모차, 생강진피차 등 차로 음용, 일상생활에서 건강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 음식에서 생강은 말린 건편이나 생편으로 사용된다.

건편은 얇게 썰어 응달에서 말려 그대로 혹은 가루로 사용하며 생편은 습기가 많은 음지에 보관하거나 땅속에 묻어놓고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춘곤증이 밀려오는 봄!
향기로운 생강차로 잠자던 신체를 깨워주고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위해작용을 몰아내 우리의 건강한 일상을 만들어 가자.

(강주섭 교수 = 한양대 의대 약리학교실, 대한암예방학회 학술간사)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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