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 고삐를 늦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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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8강전〉 ○·신진서 9단 ●·스웨 9단

장면 5

장면 5

장면 ⑤=까마득한 옛날부터 ‘돌 잡기는 무모하다’고 했다. AI 이후 이 말은 단지 책 속의 충고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 AI는 기막힌 타개술로 상대 진영을 종횡무진 휘젓고 다닌다. 인간 고수들도 그걸 배워 상대 세력권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스웨 9단은 1,3으로 이단 젖혔는데 익혀둘 만한 타개의 맥점이다. A의 절단이 선수여서 백도 섣불리 저항할 수 없다. 결국 9로 밀고 나왔는데 박영훈 9단은 여기서 B로 막아 통째 잡으러 가면 5대5 승부라고 말한다. 신진서 9단은 모험을 접고 10으로 우측 흑을 엿보면서 바둑은 소강상태로 접어든다.

실전진행1

실전진행1

◆실전진행1=흑1의 붙임에 백2가 최강의 저항이지만 흑3이 타개의 맥이다. 소위 ‘키워죽이는’ 맥점으로 초보적이지만 유용한 사석전법이다.

실전진행2

실전진행2

◆실전진행2=흑은 1,3을 선수한 뒤 5로 뻗었다. 이것으로 흑은 더 이상 공격하기 힘든 모습이 됐다. 여기서 백이 A로 젖혀 잡으러 가면 어찌 되나 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신진서 9단은 6으로 고삐를 늦췄고 흑은 그 틈에 얼른 7로 달아났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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