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름휴가 가능할까…미국·EU “화이자, 12세 이상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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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 연령을 현 16세에서 12세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 연령을 현 16세에서 12세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 연령을 현재 16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연합(EU)도 화이자 백신의 접종 연령을 12세로 낮추는 방안에 대해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3월 말 화이자는 12~15세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예방 효과가 100%였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FDA·EMA "화이자, 16세→12세로 확대 검토" #화이자 "12~15세 임상, 100% 예방 효과" #"사망 위험 큰 성인 접종도 부족" 지적도

NYT는 이날 미국 연방 관료들을 인용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12~15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승인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음 주 초에 승인할 예정이지만, 이르면 이번 주 후반에 승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FDA의 승인 다음 날 백신 자문 회의를 열고, 화이자 백신의 임상시험 자료를 검토해 청소년 백신 사용을 권고할 가능성이 크다.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미국에서 이 연령대에 해당하는 수백만 명의 청소년이 추가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게 된다.

NYT는 “이번 (접종 연령) 확대는 미국 백신 캠페인의 주요한 진전”이라며 “12~15세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인구의 면역 수준을 올리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 학기 시작과 여름 휴가를 앞두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반길 소식”이라며 가을 학기를 앞두고 학생들이 백신을 맞는다면 등교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유럽의약품청(EMA)도 현재 16세 이상인 화이자 백신의 접종 대상을 12세 이상으로 확대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MA는 보도자료에 “12세 이상의 청소년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 시험의 결과를 포함해 제약사가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자료를 추가로 보완할 필요가 없다면 최종 결정은 6월에 나올 예정”이라고 적었다.

화이자는 지난 3월 31일 “미국에서 12~15세 226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100%”라는 초기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화이자 측은 참가자를 백신 투여 그룹과 위약(가짜약) 투여 그룹으로 절반씩 나누어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위약 그룹에서 1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지만 백신 투여 그룹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백신 투여로 형성된 중화항체 수준은 앞서 진행한 16~25세 대상 임상시험 참가자보다 높았고, 부작용은 16~25세 대상 임상시험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현재 접종 연령 대상이 18세 이상인 모더나도 12~17세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결과를 곧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NYT는 “대다수 국가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화이자 백신의 여유분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사용하는 것은 많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아직 청소년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직격탄을 맞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3일 기준 미국은 약 6500만 회분의 백신을 배송만 한 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중엔 화이자 백신 3100만 회분이 포함됐다.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의 전염병학자인 제니퍼 누조는 “사망 위험이 큰 성인을 보호할 백신이 세계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아이들에게 백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세계가 윤리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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