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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핥게한 뒤 '발설땐 누나 가만 안둬'" 중학생 학폭 청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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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일러스트. 연합뉴스

학교폭력 일러스트. 연합뉴스

“돌멩이 든 짜장면, 염화칼슘 먹어라”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4~5명이 또래 학생에게 제설제를 먹이는 등 가학적인 폭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 학생 부모 “아들 여러차례 자살시도”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제천 J중학교 3학년 A군(15)의 부모는 ‘아이가 자살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2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아들에게) 폭행과 괴롭힘이 시작돼 지난달 23일까지 무려 1년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지난 겨울 아들에게 제설제(염화칼슘)와 눈을 섞어서 강제로 먹이고, 손바닥에 손 소독제를 붓고 불을 붙였다”며 “심지어 학교 담장을 혀로 핥아서 ‘J중학교의 맛을 느껴 보라’고 시켰다”고 밝혔다. A군은 이 자리에서 가해 학생에게 얼음 덩어리로 머리를 맞아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청원글에는 A군이 최근 폭행을 당해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청원인은 “3학년에 올라와서도 아이가 둔기로 다리를 맞아 근육파열로 전치 5주 진단이 나왔다”며 “아이가 먹는 짜장면에 소금과 후추, 조약돌, 나뭇가지를 넣고 먹으라고 했지만, 아이가 먹지 않자 머리를 때려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뇌진탕)을 받았다”고 썼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벌어졌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북 제천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 폭력이 벌어졌다는 청원글이 게시됐다.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A군의 어머니 B씨(49)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달 23일 가해 학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가방셔틀 동영상을 보고서야 아들이 학교 폭력을 당한 것을 알았다”며 “영상을 본 순간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폭력과 괴롭힘에 너무 힘이 들어 여러 차례 자살 시도까지 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B씨는 “동급생 4~5명이 내 아이에게 지속해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들이 밖에 지나가는 남자 학생들만 봐도 몸을 떠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A군의 부모는 지난달 26일 J중학교 측에 학교 폭력 피해를 신고했으며, 이후 A군은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다. B씨는 “가해 학생들은 폭행·학대 사실을 발설하면 누나와 동생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학교에 분리 조처와 가해 학생에 대한 등교 중지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원글을 접수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내용을 파악한 뒤 필요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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