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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사은품이 뭐길래…커피 300잔 폐기 또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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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스타벅스 매장에 비치되는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안내 게시물.

스타벅스 매장에 비치되는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안내 게시물.

# 지난해 5월 23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의 한 스타벅스 매장. 스타벅스의 e-프리퀀시 행사 상품인 ‘서머 레디백’(보조 여행가방)을 받기 위해 한 고객이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300잔의 음료를 주문했다. 130만원 어치였다. 이 고객은 서머 레디백 17개와 단 한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들고 사라졌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당시 “서머 레디백의 조기 품절을 우려한 고객으로 보인다”며 “매장에 남겨진 커피는 일부 무료로 나눠주고 절반은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주문음료 버리고 상품만 챙겨 #올해 품목은 아이스박스·랜턴 #ID당 7일간 최대 5개로 제한

올 여름은 아이스 쿨러박스 & 랜턴

행사 사은품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행사 사은품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여름을 앞두고 올해도 e-프리퀀시 행사를 한다. 행사기간은 5월 11일부터 7월 12일까지. 스타벅스가 지정한 음료 3잔을 포함해 17잔을 구매하면 행사 상품을 증정한다. 올해 상품은 연분홍색과 초록색의 ‘서머 데이 쿨러’(아이스박스) 2종과 검정·하늘·연분홍색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휴대용 랜턴) 3종이다. 최근 급격히 불어난 캠핑족을 겨냥한 ‘잇템’이다. 2013년부터 시작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매년 화제가 됐다. 17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행사 상품 1개를 지급하는데 조기 소진되다보니 한꺼번에 음료를 다량 구매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300잔을 구매한 고객은 극단적인 케이스였다”면서도 “사은품이 금세 동나다 보니 사은품을 받으려는 대기줄이 오전부터 길게 늘어서곤 했다”고 말했다.

왜 스타벅스 ‘굿즈’에 열광하나

행사 사은품 ‘서머 쿨러 박스’.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행사 사은품 ‘서머 쿨러 박스’. [사진 스타벅스코리아]

그렇다면 e-프리퀀시 행사에서 증정품을 받기 위한 비용은 얼마나 들까. 17잔의 음료를 구매하려면 단순 계산하면 최소 6만7300원 정도를 써야 한다. 행사 대상 음료 중 가장 저렴한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쇼트 사이즈·short size)를 14잔 사고, 지정 음료 3잔을 추가로 샀을 경우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e-프리퀀시 행사는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의 굿즈(상품) 열풍과 희소 마케팅이 맞물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한정판 상품에 대한 소비 욕구가 크고, 특히 스타벅스 굿즈는 수량이 제한돼 있다보니 인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리셀러(재판매하는 사람)까지 가세하며 과열 양상으로 번지기도 한다. 지난해에도 서머 레디백은 행사 종료 후 중고시장에서 웃돈이 붙어 9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스벅, 과열 방지 위해 수량 제한

아이스 쿨러박스

아이스 쿨러박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과열 논란을 의식한 듯 올해 여름부터는 처음으로 회원 ID당 사은품 수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많은 고객에게 사은품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사은품 품목에 상관없이 한 개의 ID당 7일간 최대 5개까지 받을 수 있게 운영한다”고 밝혔다. 작년처럼 사은품 17개를 한 번에 받기 위해 커피 300잔을 주문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게 된 셈이다.

행사 상품 예약 및 교환은 5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가능하다. 또 행사 상품은 모바일 앱 예약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게 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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