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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바이든 연설 중 감기는 눈 부여잡는 공화당 중진 의원

중앙일보

입력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연설 중 졸고 있다. [유튜브 캡처]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연설 중 졸고 있다. [유튜브 캡처]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 때 공화당 의원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공화당 중진인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텍사스)은 이날 연설을 듣던 중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영상을 보면 크루즈 의원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감기는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연설이 시작된 지 한 시간이 넘어가던 때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 정책 계획을 말하고 있었다.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의회 연설을 듣던 중 감기는 눈을 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연설 생중계 유튜브 캡처]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의 의회 연설을 듣던 중 감기는 눈을 뜨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연설 생중계 유튜브 캡처]

네티즌들은 크루즈 의원이 조는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고, 수많은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네티즌은 그가 멕시코 칸쿤을 상상하는 모습을 밈으로 만들었다. 지난 2월 텍사스가 겨울 폭풍으로 대규모 정전으로 혼란을 겪던 때 크루즈 의원이 칸쿤 여행을 떠나 논란이 됐던 사건을 빗댄 것이다.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연설 중 조는 모습에 이미지를 덧붙힌 밈(meme). 네티즌은 그가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가던 때를 상상했다고 조롱했다. [트위터 캡처]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텍사스)이 조 바이든 대통령 연설 중 조는 모습에 이미지를 덧붙힌 밈(meme). 네티즌은 그가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가던 때를 상상했다고 조롱했다. [트위터 캡처]

조는 장면이 노출된 크루즈 의원 측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핑계를 댔다. 크루즈 의원의 대변인은 트위터에 “오늘 바이든의 연설은 이렇게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지루함, 하지만, 과격한”이라고 적었다.

의회에 등장한 ‘은박 담요’, 70분 내내 트윗 

로렌 보버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 중 휴대폰을 보고 있다. [AFP=뉴스1]

로렌 보버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연설 중 휴대폰을 보고 있다. [AFP=뉴스1]

공화당 초선 의원인 로렌 보버트 하원의원(콜로라도)은 ‘은박 담요’를 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은박 담요는 재난현장에서 체온 유지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주로 미국에서는 남부 국경 이민자들에게 보급된다. 보버트의 대변인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으로 밀려드는 이민자 행렬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 은박 담요를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버트 의원은 연설 내내 휴대전화를 이용해 개인 트위터에 글도 올렸다. 그는 65분 간의 연설 동안 30건 이상의 트윗 글을 올리며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자 “총기 규제 운동의 시작을 (바이든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 조사로 시작할 것인가”라며 비꼬았고, “나는 권위적인 지도자와 과격한 행정부가 불성실한 태도로 단합을 요구하는 것을 더는 듣고 싶지 않다”라고도 적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쳤지만, 로렌 보버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일어서지도 박수도 치지 않고 있다. [유튜브 캡처]

28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의원들이 기립박수를 쳤지만, 로렌 보버트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일어서지도 박수도 치지 않고 있다. [유튜브 캡처]

NBC 뉴스는 보버트가 연설 내내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박수도 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버트 의원은 트위터에 “우리 국민은 이미 큰 정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큰 정부 정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무반응 공화당, '중국 견제' 발언엔 박수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준으로 왼쪽에 앉아있던 공화당 의원들은 일어나지도 박수도 치지 않고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을 기준으로 왼쪽에 앉아있던 공화당 의원들은 일어나지도 박수도 치지 않고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AP=연합뉴스]

현지 언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단결을 위해 애썼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공화당이 연설 내내 선별적 박수를 보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 뒤에 앉은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일어나 열렬히 박수를 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공화당 상당수 의원은 일어서기는커녕 박수도 치지 않았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우선순위로 내세운 부자 증세, 아동 복지, 최저 임금 인상 등을 언급할 때는 무반응으로 일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기조를 이어받아 발표한 '일자리 계획'에도 공화당 의원들은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첫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첫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중국 견제'에서 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박수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갈등을 막기 위해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하자 박수 갈채가 터져나왔다. 또 “풍력 터빈을 (미국) 피츠버그 대신 (중국) 베이징에서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을 때도 양당 모두 호응했다. 포브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머뭇거리며 일어나야 할지 말지 고민했지만, 끝내 기립박수가 터졌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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