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7억땅…부산 해운대구, 신속히 이전등기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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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의 일부. [사진 해운대구]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의 일부. [사진 해운대구]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부산 해운대구에 7억원 상당의 임야 3만8000㎡를 기부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해운대구 장산 산림욕장과 장산계곡이 위치한 우동 산 2번지 일대 임야 3만8000㎡를 삼성 측이 기부해 등기를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이곳은 송림이 울창하게 자라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산책로를 비롯해 벤치 등 주민 편의시설이 여럿 조성돼 있어 공익적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부 임야 3만 8000㎡는 축구장 5개 크기 정도로, 감정가는 7억원(공시지가 1억5000만원) 정도다. 개발제한구역(GB)이고 보전산지로 지정돼 있어 향후 개발 가능성은 낮은 곳이라는게 부동산업계 설명이다. 이 임야는 토지대장상 이건희 회장이 1992년 2월부터 소유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 일부. [사진 해운대구]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 일부. [사진 해운대구]

해운대구는 한 달 전쯤 이 땅의 기부 의사를 통보받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이 회장 유족이 해운대구가 장산을 구립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 중인 사실을 알고, 구립공원 조성을 통한 산림 보존에 힘을 보태고자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장산 임야 위치도. [제공 해운대구]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장산 임야 위치도. [제공 해운대구]

해운대구는 앞서 삼성 측이 30일까지 등기를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공유재산 심의 및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계획안 심의 등 행정절차도 조기 마무리했다.  해운대구의회도 기부자의 뜻에 공감해 기부채납 심의만을 위한 ‘원 포인트’ 임시회를 지난 22일 개회해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승인했다. 구 의회 임시회는 원래 오는 6월 예정돼 있었다.

해운대구는 주민이 즐겨 찾는 장산 일대를 지난해부터 구립공원으로 지정을 추진 중이다. 삼성 측 기부로 장산의 보존가치가 보다 널리 알려지고, 시민의 자발적 노력으로 미래 세대까지 영구히 보전·관리할 수 있는 공유화 운동이 더욱 퍼져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장산 공유화 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보존가치가 높은 산림을 영구히 보전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시민 환경 운동이다.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 [사진 해운대구]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부한 해운대구 장산 임야. [사진 해운대구]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은 “토지를 기부해준 이건희 회장 유족에게 감사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생태계와 산림 보존, 장산 구립공원 지정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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