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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족욕이면 늘 가뿐

중앙일보

입력

올 6월엔 독일 월드컵이 열린다. 축구는 주로 발로 하는 운동이다. 발은 26개의 뼈와 100개가 넘는 인대.근육.신경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심한 운동을 할 때는 1시간에 500t의 힘을 받아내는 쿠션이 기꺼이 돼 준다. 60평생을 산다면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돌 정도로 혹사당한다. 그럼에도 발은 우리 몸에서 가장 홀대받는 부위다.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좁은 신발에 갇혀 있고, 때론 땀냄새에 절어 지낸다. '축구의 해'를 맞아 발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발의 피로를 풀어 주자=첫째는 족욕이다. 섭씨 42~44도의 따끈한 물에 발을 10~15분간 담가 두기만 하면 된다. 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뭉친 근육이 풀어진다. 발을 씻을 때 조금 더 오래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족욕이 된다.

둘째는 발 마사지. 발바닥의 아치(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위)나 발가락 사이에 있는 작은 근육들을 풀어 준다. 을지병원 정형외과 이경태 교수는 "발 마사지를 받으면 발 쪽으로 내려간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올라온다"며 "따라서 발 마사지는 발에서 심장 방향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조언했다. 사무실에선 골프공을 발바닥으로 돌린다. 가정에선 반으로 쪼갠 대나무를 발바닥의 아치 아래에 놓고 밟으면서 설거지를 하면 된다.

셋째는 발근육 강화 운동이다. 이 역시 발의 작은 근육을 튼튼하게 해 발의 피로를 풀어 주는 것이 목적이다. 발가락으로 타월.공깃돌을 집어 올리거나 발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한다. 계단 끝에 발을 대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방법도 있다.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나쁜 신발은 발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부드러운 가죽 소재로 바닥이 둥글어 체중이 쉽게 이동되며, 체중을 잘 분산시키는 깔창을 사용한 신발이 좋다. 마라톤화.조깅화와 '할머니 신발'로 통하는 편한 기능화가 여기 속한다.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시복 교수는 "발에 맞는 좋은 신발은 처음 신는 순간부터 발이 편하게 느껴진다"며 "'새 신발을 신으면 발이 아프다'는 속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신발 증후군'은 발과 신발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 싸움에서 발이 이기면 그나마 다행이다. 신발이 늘어나 신발 모양이 틀어지는 데 그친다. 그러나 신발이 승리하면 발이 변형된다. 나쁜 신발의 전형은 굽이 높은(3㎝ 이상) 하이힐과 앞 끝이 뾰족하거나 바닥이 딱딱하고, 뒤축이 한쪽으로 닳은 신발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발이 조금씩 커진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걷기가 최상의 발 운동=서울백병원 발 클리닉 이우천 교수는 "걸을 때 발엔 체중의 1.5배에 달하는 힘이 가해진다"며 "몸 전체 근육의 70~80%를 움직여야 하는 걷기는 훌륭한 발 운동"이라고 정의한다. 적당히 걸으면 발의 작은 근육들이 강화되고 피로감이 오히려 줄어든다. 만보계를 차고 매일 만보를 걸으면 약 10㎞를 걷는 셈이다. 이렇게 걷는 동안 발엔 도합 160t의 압력이 가해진다.

순전히 발 건강만을 놓고 본다면 만보는 일반인에겐 다소 부담스럽다. 발 전문의들은 하루 7000~8000보 걷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걸은 뒤 발이 붓거나 장딴지에서 쥐가 났다면 보행량을 줄여야 한다.

자가 운전자의 하루 평균 보행량은 3000보 정도로 발 건강에 필요한 보행 수를 채우지 못한다. 교사.백화점 직원.스튜어디스 등 장시간 서서 일을 하는 사람은 1시간 일한 뒤 10분가량 다리를 심장 높이보다 높게 올리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신발 구입 시 주의할 점

·반드시 신어보고 고른다(신발 회사와 디자인에 따라 신발 크기가 다르다)
·발가락 끝에서 1.5㎝가량 여유가 있는 신발을 고른다
· 나이가 들면 발의 볼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 저녁 때 신발을 구입한다(저녁엔 발이 약간 붓고 커진다)
· 굽이 높은 하이힐과 앞이 뾰족한 신발은 가능한 한 피한다

자료=인제의대 서울백병원 발 클리닉

●건강한 발의 6가지 조건

· 통증이 없다
· 발목과 발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의 힘이 펴는 힘과 비슷하다
· 관절을 움직이는 데 장애가 없다
· 서 있을 때 발 앞쪽 엄지발가락·새끼발가락 뿌리·뒤꿈치 등 세 지점이 체중을 지탱한다
· 발뒤꿈치가 중앙에 위치한다(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기울면 안 됨)
· 발가락이 곧고 바르며 잘 움직인다

●모래나 흙 위에서 맨발로 걷기

· 장점: 발에 관절염이 없으면서 근육의 힘이 정상인 경우 발과 발목이 더 튼튼해짐
· 단점: 발에 관절염이 있으면 관절염이 악화돼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부을 수 있음.
· 근육이 약한 사람은 근육에 알이 배겨 쥐가 나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음.
· 엄지발가락 외반증(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기울어지는 병) 환자의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짐

자료=한양대 류머티스병원 재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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