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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으로 기사회생 노리는 이낙연 “대선은 회고 아닌 미래”

중앙일보

입력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광주에서 독거노인 생일상 차리기를 돕고 있다. 이낙연 의원실 제공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9일 광주에서 독거노인 생일상 차리기를 돕고 있다. 이낙연 의원실 제공

광주에서 강원도로, 다시 부산으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국을 돌고 있다.
자신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4·7 재·보선이 기록적인 참패로 끝난 뒤 지방의 각종 현장을 찾아 민심을 직접 청취하고 있다. 그는 25일 부산에서 대학 총장·지자체 관계자 등을 만난 뒤 경남 진주로 이동해 청년·주부들과 각각 면담했다. 이 전 대표 측은 “2~3명 가량씩 소규모로 만나다보니 한 시간 이상씩 넉넉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며 당분간 비공개 민생 투어를 계속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4·7 재·보선 패배 후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삶 속에 더 깊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시민들과의 맨투맨(man-to-man·일대일)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주변의 전언이다. 지난 19일엔 광주에서 '독거 어르신 생신상 차리기'에 참여한 뒤 장애인 가정, 한센병 특화 약국 등을 방문했다. “낮은 자세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만인보(萬人譜)를 적겠다”며 민생 투어를 시작한 그는 일주일 만에 두 권째 수첩을 거의 다 채웠다고 한다.

한 측근은 “이 전 대표가 ‘사람마다 갈증이 다르고 힘든 대목도 다르다. 다종다양한 민생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오는 5·2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공개 정책 행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2일 강원 고성군 산불피해 지역인 토성면 원암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마을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강원 고성군 산불피해 지역인 토성면 원암리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마을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 패배와 지지율 하락을 잇달아 겪은 이 전 대표 주변에서는 그의 정책 경쟁력에 마지막 희망을 거는 분위기가 강하다.“신문기자·전남지사·국무총리를 두루 거쳤기 때문에 정책 의제 설정 능력만큼은 당내 다른 주자들보다 탁월할 것”(수도권 초선)이라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의 ‘신복지’ 구상을 소개하면서 “소득도 신복지 8개 과제 중 하나로 들어가 있다. 신복지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보다) 좀 더 종합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대통령 임기 중의 선거는 ‘회고 투표’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미래 투표’”라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뜻도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신복지 구상을 구체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새로운 의제를 여럿 발굴해 5·2 전당대회 이후 발전된 형태의 대선 공약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대선 지지도 반등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시각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22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합동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이 전 대표는 전주와 변동 없는 8%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5%,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2% 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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