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넋 놓고 있는 게 애국”…황교안 “그럴 자신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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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뉴스1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자신을 향해 “넋 놓고 있는 게 애국”이라고 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청년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진 교수의 고언 잘 봤다. 감사드리고 경청하겠다”며 “나라를 위하는 마음은 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말씀 주신 대로 넋 놓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우리 도처에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이라도 드렸으면 하는 게 제 소망”이라고 밝혔다.

황 전 대표는 그중에서도 청년들이 가장 마음 쓰인다고 했다. 공정을 애타게 바랐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그런 소망은 사치일 뿐이었으며 취업난과 주거문제는 청년 개인의 노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황 전 대표는 “캠퍼스의 낭만 대신 스펙 쌓기와 아르바이트를 택한 젊음이 너무 많다. 그러나 노동소득으로 내 집 마련하기는 이제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며 “이건 분명히 사회의 배반”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주식투자와 코인 광풍 앞에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하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분들을 외면하고 ‘넋 놓고 있음’을 애국으로 알며 지낼 자신이 없다”며 “제가 선배들로부터 받은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라도 후대 청년들에게 내리 갚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전날 황 전 대표가 1년여 만에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대한민국에서 그저 넋 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국할 수 있는 사람이 그 말고 또 있느냐”며 “왜 그 특권을 굳이 마다하려고 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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