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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장학금" 사과 간 경찰, "약속 없었다" 거부한 윤미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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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학생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입주 건물 앞에서 집회 장소 합류를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소속 학생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입주 건물 앞에서 집회 장소 합류를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상 방출 결정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에게 경찰 간부가 ‘윤미향 장학금’ 등을 언급한 일과 관련해 종로경찰서장이 사과를 위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찾아갔지만 윤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

20일 윤 의원실과 경찰에 따르면 일본대사관 주변을 관할하는 이규환 종로경찰서장은 윤 의원을 만나기 위해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을 찾았다. 그러나 의원실 측의 의사에 따라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서울경찰청 소속 모 기동단의 기동대장 A경정은 지난 16일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앞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농성장에 방한용품 등을 반입하려는 시민을 막으면서 농성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A경정은 “(물품을) 갖다주지 말고 집에 가라고 하세요”라고 반입을 제지했다. 그러면서 농성 참가자에게 “윤미향씨 장학금 타서”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이 A경정을 막아서면서 발언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대진연은 이에 반발했고, 윤 의원도 19일 입장문을 통해 “시민들을 비하하고 특정 국회의원을 거론하며 허위사실로 모욕적 언사를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경찰의 반인권적 처사와 이를 방조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하고 경찰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경정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아울러 종로경찰서장이 윤 의원을 찾아가 사과하기로 정했고 이날 윤 의원실을 찾았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윤 의원실은 이 서장이 전날 직접 의원실에 연락해 사과하러 오겠다고 했지만, 윤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추후 시간을 정해 약속을 잡고 만나자고 말했다고 한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이틀 모두 국회 본회의가 있어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만나기 어렵다고 했는데 오후에 갑자기 이 서장님이 의원회관 1층에 있다며 연락이 왔다”며 “사과하겠다는 분께서 사전 약속 없이 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님께서 본회의 참석하시니 시간 정해서 나중에 오는 게 맞다고 정중히 돌려보냈다”며 “막무가내로 왔으니 거부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경찰이 인권경찰, 민주경찰로 거듭나려면 이런 일이 없어야 하니 내부교육 등 재발방지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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