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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집단면역 차질없다"…정부 백신확보 자신감의 근거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에서 장애인 돌봄 종사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19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동부병원에서 장애인 돌봄 종사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급을 위해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정부가 최근 “11월 집단면역 계획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계약 진척과 관련된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이 오는 8월 국내 A 제약사의 해외 백신 위탁생산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가적인 백신 공급 논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에 의료계에선 ‘상대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국내에 추가로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국제적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희망 고문을 하기보다는 완료된 계약에 대해서만 정확히 언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8월 국내 대량 생산한다는 백신, 모더나?

돌봄종사자와 항공업계 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돌봄종사자와 항공업계 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부민병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백신 수급에 있어 가장 먼저 윤곽이 드러난 건 ‘8월 해외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 가능성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5일 기자단 대상 백 브리핑(배경 설명회)에서 “국내 A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계약을 체결 중이며 8월부터는 국내에서 백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난 20일, 여전히 A 제약사와 백신 종류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모더나 백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한 화이자는 굳이 한국에서 위탁생산을 할 이유가 없다.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는 희귀 혈전 논란으로 발목이 잡혀 있고, 노바백스는 이미 국내 제약사가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었다”며 “모더나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NH투자증권의 보고서도 이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더나는 지난 14일 백신데이 행사에서 "한국에 연내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박병국 연구원은 모더나 관련 보고서에서 “모더나가 2021년 한국, 일본, 호주 등 3개국에 추가 자회사를 설립해 백신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한국에 자회사가 설립된다면 한국기업을 CMO 기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7900만명분 외 추가 계약 진행”…화이자면 숨통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위탁생산 외에 정부가 백신 추가 물량에 대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19일 홍 국무총리 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신 수급 계획 관련 질문이 나오자 “백신 공급 회사와 추가적인 백신 공급 논의가 지금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물량은 이미 확보한 7900만명분 외에 추가되는 물량이며 앞서 언급한 8월 위탁생산 제약사와 다른 제약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이 들어와야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현재 화이자 백신 물량이 1300만명분인데 물량이 다 들어온다고 해도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AZ 백신 이상반응이 무서워 맞지 못하는 분들에게 대체해 맞출 수 있도록 추가 물량을 확보하면서 수급 일정도 당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의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기석 교수는 “위탁 생산을 한다고 해서 물량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 언제, 얼마만큼 물량이 들어올 수 있는지는 협상을 추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을 알리는 건 일종의 면피용이라고 본다. 희망 고문을 하기보다는 완전히 확인된 사실만 전달하는 것이 혼란을 덜 수 있다”며 “국제적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수급 여건이 쉽지 않다는 상황에 대해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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