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고통과 '왕따' 연관있다

중앙일보

입력

거의 매일 슬픈 감정을 느끼거나 학교에 대해 소속감을 갖지 못하는 등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초등학생들은 어떤 형태로든 이른바 '왕따'로 불리는 집단 따돌림(괴롭힘)에 관계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미국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의 그웬 M. 글루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한 도시의 공립학교 3-5학년생 3천5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학생들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하거나 양쪽 모두에 해당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부에 몰두하는 어린이들 역시 다른 사람에 비해 집단 따돌림에 관계될 소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들을 피해자, 가해자, 피해자 겸 가해자, 집단 따돌림과 관계없는 사람, 비응답자 등으로 분류했을 때 조사대상의 4분의1(22%)는 어떤 식으로든 집단 따돌림 행위에 관계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6%는 항상 '왕따'를 당한다고 대답했고 14%는 자신이 '왕따'의 가해자라고 말했으며 2%는 다른 사람을 괴롭히기도 하고 괴롭힘을 받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따돌림에 관계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학교에서 훨씬 더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데,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지 못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왕따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4배, 가해자가 될 가능성은 3배나 많았다.

연구팀은 이밖에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왕따에 관계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통계가 왕따 방지를 위한 교육과정 등 초등학생들에 대한 다른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루 교수는 "학교에서의 낮은 성취도와 왕따 현상은 관계가 깊다"며 "둘 중에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모르나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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