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SK(주) 최대주주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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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SK그룹이 SK건설.SK케미칼.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을 동원해 소버린자산운용에 내줬던 SK㈜ 최대주주의 자리를 6개월 만에 되찾았다.

10일 SK㈜는 시간외 거래 지분변동을 통해 최대주주가 크레스트 시큐리티즈(소버린의 자회사)에서 SK C&C 외 9명으로 바뀌었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SK그룹 측은 이날 SK건설과 SK케미칼,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이 장 마감 후 3백10만주(2.44%)를 사들임에 따라 15.93%를 가진 1대 주주로 복귀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4월 이후 SK㈜ 지분 14.99%를 확보했던 소버린은 2대 주주로 밀려났다.

체결가는 종가인 1만7천8백원으로 전체 거래대금은 7백24억4천6백만원에 달한다.

또 이날 야간장외시장(ECN) 첫 거래에서도 SK㈜ 주식 4백74만주가 대량 거래돼 시간외 거래와 ECN을 통해 거래된 주식은 총 8백81만주에 이른다. 증시에서는 이날 거래된 주식 대부분이 SK그룹이 해외의 제3자에게 보관해둔 SK㈜ 지분을 되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이와 관련, 이날 거래된 주식이 SK네트웍스가 해외에 파킹해둔 SK㈜ 주식 1천만주(지분율 7.8%) 중 일부로 전체 지분의 약 2.44%에 해당하는 물량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이 지분을 사들이지 않아도 우리사주 지분 10.4%와 포스코 지분 등 우호세력 지분까지 합치면 35%가 되기 때문에 경영권을 지킬 수 있지만 소버린과의 지분 경쟁에 미리 대비한 것으로 관측된다.

SK 관계자는 "SK건설과 SK케미칼이 지분을 인수한 것은 계열사 중 출자총액 한도가 남아있기 때문이고 그룹 오너들이 살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아 계열사들이 나섰다"고 밝혔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SK측이 이날 지분매집으로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소버린과의 표대결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45%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와 20%대인 소액주주의 향방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소버린이 SK만큼의 우호세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욱 전문기자.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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