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접종 강행, 伊는 중단…유럽, 얀센 논란에 제각각 대응

중앙일보

입력

1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당분간 혼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유럽은 국가마다 엇갈린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13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이 만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가운데 6명에게서 혈전 증세가 나타났다며 접종 일시 중지를 권고했다. [AFP=연합뉴스]

미 보건당국은 13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이 만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가운데 6명에게서 혈전 증세가 나타났다며 접종 일시 중지를 권고했다. [AFP=연합뉴스]

이날 CDC의 백신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긴급회의를 열고 얀센 백신 접종 재개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정은 보류했다.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안전성에 관한 정보가 확인될 때까지 접종 보류를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접종 보류가 길어지면 백신 접근 형평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섰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결국 위원들은 추가 정보를 검토한 뒤 7~10일 내에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접종 중단 상황이 일주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미 백신을 전달받은 유럽 각국은 각각 다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코넬라의 한 접종 현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인 의료진. [신화통신=연합뉴스]

스페인 코넬라의 한 접종 현장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인 의료진. [신화통신=연합뉴스]

프랑스는 예정대로 접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벨기에와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는 접종 시작 일자를 뒤로 미루거나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번 주 초 도착한 얀센 백신 20만 회분이 각 지역 백신 접종센터로 배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55세 이상 접종 대상자에게 얀센 백신이 제공된다.

벨기에와 그리스는 얀센 백신 접종 시점을 16일 이후와 다음 주 초로 미뤘다. 얀센 측의 추가 발표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두 국가는 각각 3만6000회분 씩을 건네받은 상태다.

반면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은 얀센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이날 카롤리나 다리아스 스페인 보건장관은 얀센 초기 물량이 들어왔지만, EMA(유럽의약품청) 지침이 발표될 때까지 창고에 보관할 예정이라도 밝혔다. 다리아스 장관은 “긍정적인 발표가 나올 경우 곧바로 배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얀센 백신이 도착한 이탈리아(18만4000회분), 네덜란드(7만9200회분)도 현재로서는 배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는 17~18일 3만1000회분의 첫 물량을 받을 예정인 스웨덴은 며칠 내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얀센 백신 공급 여부는 EMA의 메시지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EMA는 다음 주 얀센 백신에 대한 안전성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과학정보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얀센 백신 중단으로 EU 백신접종 예상 완료 시점이 올 12월로 2개월 이상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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